1월 심리지수 금융위기 후 최악… 향후 물가 상승 불안감도 고조
소비자들의 굳게 닫힌 지갑이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향후 물가상승에 대한 불안심리도 높아 소비 침체의 악순환이 반복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7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으로 전월대비 0.8포인트 감소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2003∼2016년 장기평균치)인 100 이하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가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CCSI 93.3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7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감소했다.
CCSI가 떨어지는 이유는 생활형편에 대한 체감경기 악화 때문이다. 현재 생활을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생활형편지수는 87로 전월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를 예측하는 생활형편전망지수도 91로 2포인트로 하락해 2012년 1월(91)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금융경제학과)는 “탄핵 정국과 가계부채 문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으로 향후 경기 악화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될 대로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도 높아 소비 침체의 악순환이 예상된다. 현재와 1년 후 물가를 비교하는 물가수준전망지수는 148로 작년 12월에 비해 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2년 3월(149) 이후 4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8%로 전월대비 0.3%포인트 뛰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7%로 전월대비 0.3%포인트 올랐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식료품 가격 상승 등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가 오른 탓”이라며 “물가 심리는 소득 등 다른 요인들과 함께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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