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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을 견인한 것은 중도·보수층으로 분석된다. 일명 ‘사이다’ 발언으로 인지도를 높인 이 시장은 20대 젊은 연령층에서, 안 지사는 60대 이상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또 보수성향 응답자 20.2%가 안 지사를 선택했다. 이는 문 전 대표(16.7%)와 이 시장(7.0%)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
이 같은 흐름은 탄핵 정국에서 선명성 경쟁에 나선 다른 야권 주자들과 달리 안 지사는 통합과 협치를 내세우며 차별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협상과 관련해 ‘파기’가 아닌 현정부에서 맺은 협상의 ‘존중’을 택했고, 후보 간 공약 경쟁 속에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진보·보수의 이분법적 갈라치기를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지사는 같은 친노(친노무현)인 문 전 대표나 탄핵 정국에서 정권 비판 발언으로 뜬 이 시장에게 부족해 보이는 포용·확장성이 있는 후보라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지사의 이 같은 노선이 대권 가도에 진입하기 위해 거쳐야 할 당 경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릴 물리적 시간도 부족하다. 안 지사는 야권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지지도에서 민주당 지지층에서 9.2%를 얻는 데 그쳤다. 문 전 대표의 60.9%, 이 시장의 13.8%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으로 2위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밋밋했던 민주당 경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통화에서 “우리 국민은 대선에서 후보의 선택 기준이 선명성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있어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 여력은 있어 보인다”며 “하지만 문 전 대표 지지층의 안정성과 견고성이 강해 다른 주자의 변수나 부상으로 (경선) 구도 자체를 흔들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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