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심판정 들어서는 이정미 권한대행 공석이 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으로 뽑힌 이정미 재판관이 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을 주재하기 위해 헌재 대심판정 중앙의 헌재소장 자리로 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청와대 전·현직 수석들의 ‘엇갈린 증언’
모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좌천 지시를 내렸다고 시인했다. 그는 “대통령이 수첩을 꺼내들며 이들을 ‘나쁜 사람’이라고 부르는 모습에 놀라고 당황했다”며 “대통령이 국·과장을 거명하며 인사조치를 지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노 전 국장 등은 2013년 7월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승마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자 청와대 지시에 따라 승마협회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되레 경질됐다. ‘승마협회 내 최씨 측 인사와 반대파 인사 둘 다 문제가 있다’는 보고서 내용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모 전 수석은 “노 전 국장이 일을 잘하고 대인관계도 좋았는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았다”고 말해 사실상 청와대가 찍어내기를 주도했음을 내비쳤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1일 오전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
모 전 수석에 앞서 증인으로 나온 김규현(64)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탄핵은 안 하지 않았느냐. 미국 9·11 테러나 영국 지하철 테러 때에도 행정부 수반에게 책임을 묻진 않았다”며 박 대통령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그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근무했다. 유민봉(59)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대통령 연설문은 대폭 수정하지 못한다”며 최씨의 청와대 업무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또 무더기 증인 신청… 심판 지연 노골화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지난 16일 이미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온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15명을 증인으로 추가 신청했다. 박 대통령 측은 핵심 인물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마무리된 지난달 23일에도 김기춘(78·구속)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증인 39명을 무더기로 신청해 ‘탄핵 결정을 늦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의 한 명인 안봉근(51)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의 경우 증인 채택 후 40일 넘게 불출석하다가 박 대통령 측의 설득에 따라 오는 14일 증언대에 서기로 했다.
박한철 헌재소장이 퇴임한 가운데 이정미 권한대행 등 8명의 재판관이 참석한 가운데 1일 오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 이중환 변호사가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에 권성동 국회 소추위원장은 “대통령 측이 형사소추, 특검 수사 등을 피하려 탄핵심판을 늦추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민순·이창훈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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