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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학생들은 650건의 한국사 오류를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

입력 : 2017-02-03 19:39:04 수정 : 2017-02-03 20: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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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육연대회의 분석 / 일제강점기 부분 224건 가장 많아… 연도 잘못 표기 등 사실 오류 195건 / 일각 “졸속 집필 따른 당연한 결과… 제작기간 늘려 충실히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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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공개된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중 고교 한국사의 문제점이 650여건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정교과서 최종본은 현장검토본에서 총 760건이 수정됐지만 사실 오류와 편향성 지적이 끊이지 않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의 ‘졸속 집필’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검정교과서 제작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국역사교사모임과 민족문제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 등 7개 관련 단체가 모인 역사교육연대회의는 국정 고교 한국사 최종본을 분석한 결과 사실 오류 195건, 부적절 서술 328건, 편향서술 113건, 비문 17건 등 총 653건의 오류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시대별로는 일제강점기 부분에서 224건의 문제점이 발견돼 가장 많았고, 이어 고고(선사)∼고대 126건, 현대 103건, 조선 98건 순이었다. 연대회의는 “교육부의 ‘빨간 펜’이 될 수 없다”며 이 중 29건의 사례만 공개했다.

연대회의는 한국사 최종본에 연도가 잘못 적혀 있는 등 역사적 사실과 명백히 다른 오류가 수두룩하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80쪽 ‘고려의 성립과 발전’ 단원에서는 태조가 후삼국 통일 이후 조세감면을 했다고 기술돼 있지만, 태조는 후삼국 통일(936년) 이후가 아닌 건국(918년) 직후부터 조세감면을 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생략하거나 불필요한 표현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 등을 뜻하는 부적절한 서술의 대표적 사례는 218쪽 ‘일제강점과 민족운동의 전개’ 단원에서 민립대학 설립운동의 목표 부분에 안창호의 글 ‘동지들에게’를 같이 실은 것이다. 연대회의는 “이 글은 민립대학 설립운동과는 무관하며 운동이 일어나기 전인 1921년에 쓰였다”고 강조했다.

261쪽의 3·15 부정선거 관련 서술에 대해 연대회의는 “이승만 정부가 부통령을 당선시키려고 부정선거를 자행했다고 썼는데 이는 이승만 책임을 면제시키고 이승만을 옹호하는 대표적 논리”라며 정치적으로 편향된 서술 사례로 들었다. 서술 구조나 문장의 어법이 맞지 않아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한 비문도 전 시대사에서 발견됐다.

앞서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지난 1일 한국사 최종본 208쪽의 ‘안창호와 대한인 국민회’라는 사진 설명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관련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안창호는 초대 회장이 아닌 3대 회장으로 확인됐다”며 오류를 인정하고, 다음달부터 연구학교에서 쓰일 보급본에 정정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고교 한국사뿐만 아니라 중학교 역사1 최종본에서도 178쪽의 성호 이익 영정이 종손인 목재 이삼환의 것으로 드러나 성호기념관 측이 국편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처럼 오류 지적이 끊이지 않는 데 대해 교육부는 “기존 8종 고교 검정교과서 역시 검정 통과 과정에서 2250건의 수정·보완 사항이 지적됐고 검정 통과 이후에도 3년에 걸쳐 총 638건의 수정·보완을 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태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대부분의 지적 사항이 당시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에서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검정교과서 집필자는 “통상 교과서 제작에 2년 걸리는데 1년 만에 급하게 만들다보니 기초적인 사실 등에서 다수의 오류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올해는 역사 교육과정과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내년부터 편향과 오류가 없도록 검정교과서를 충실히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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