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아태지역의 린치핀(Linchpin·중심축)으로 지칭하면서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거듭 확인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모두 발 발언 후 접견실로 이동하고 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
매티스 장관이 회담에 앞서 행한 모두(冒頭) 발언도 이런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저는 미국이 한·미동맹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미국 행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분명히 말씀드리기 위해 한국을 찾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은 한국 국민과 함께할 것이며, (북한의) 어떤 핵 공격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외쳤다.
55분간 진행된 회담은 상호 통역을 고려하면 핵심적인 대화는 30여분 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턱없이 부족한 시간 탓에 새로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웠다. 과거 회담과 비교할 때 형식과 내용 면에서 급조된 인상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및 북한 정책이 아직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 탓이 컸다. 회담 발표문이나 기자회견이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매티스 장관의 방한 일정이 너무 짧았던 탓도 있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 외교안보 수뇌부를 릴레이식으로 만나면서 보여주기식 방한에 그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키리졸브 훈련 강화 입장 역시 훈련 실시를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거론돼 어느 정도 수준의 미군 전력이 증강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이런 이유로 한·미는 사드의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확장억제력의 핵심인 전략자산 상시 순환 배치 문제,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은 추후 접촉에서 상의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매티스 장관이 취임 이후 13일 만에 전격적으로 한국을 방문, 한국민에게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구두로 약속하는 데 그쳤다는 비판적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양쪽 모두 디테일을 가지고 접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미국의 강력한 대한 방위공약과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는데 방점이 찍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