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1시간30분가량 정국구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회동에서 세 사람의 연대 여부나 구체적인 제3지대 빅텐트 구축 계획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론적인 차원에서 개헌 추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을 뿐 개헌 시점과 연대 방식, 향후 공동정부 구성 방안 등 실행계획은 어느 누구도 입 밖에 내놓지 않았다. 빅텐트의 구심점 역할이 기대됐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하차 이후 제3지대론의 동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손 맞잡은 3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운데)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오른쪽),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회동하기에 앞서 손을 맞잡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를 두고 대선을 바라보는 셈법과 각론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는 세 사람이 선뜻 패를 교환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김종인 전 대표가 연대 구상에 합류하기로 결단을 내릴 경우 빅텐트 논의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 사람은 김종인 전 대표가 독일 출장기간(16∼21일) 구상을 정리하고 돌아오면,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저녁에는 당내 3선의원들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우원식 의원은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일정도 짧고 선거가 끝나더라도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과제를 실행하기에는 의석 수도 적은데, 이런 문제를 헤쳐나가기 위해 준비를 잘 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대선주자와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김 전 대표가 출국 직전까지 당 안팎을 넘나드는 광폭행보를 보이면서 그의 최종 행선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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