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집권여당이라는 ‘굴레’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소속당인 한국당이 대선을 준비하면 박 대통령의 탄핵을 사실상 용인하는 꼴이다.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대선을 준비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의 기각을 촉구하기에도 부담이 적지 않다.
대구 집회 찾은 與 주자들 자유한국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왼쪽 두 번째), 김문수 비대위원(세 번째) 등이 26일 오후 대구 중구 중앙로에서 열린 탄핵기각총궐기 대회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조원진 의원, 이 전 최고위원, 김 비대위원, 이완영 의원. 대구=연합뉴스 |
문제는 ‘조기대선’은 물론, 내년의 지방선거에서도 이 10%의 지지층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내실 없는 대선 주자들의 난립이 한국당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당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대선주자만 12명인데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과 홍 경남지사만이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린다. 그나마 여권 내 유일하게 두 자릿수대였던 황 대행의 지지율마저 최근 떨어지고 있다.
한국당 소속 한 의원은 “출마선언을 한 후보들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1%도 안 되는 데다 당을 이끌 인물이 보이지 않아 당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며 “탄핵이 인용된 후에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조차 되지 않아 더 불안한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y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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