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16차 탄핵각하를 위한 천만민심 태극기 집회. 탄핵반대 단체인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서 연단에 선 사회자는 “지난 3·1절 우리 집회가 끝나고 10분 만에 소나기가 내렸다”며 “(우리 집회가 끝나고 시작한 촛불집회에 대해) 하늘이 우리 뜻을 들어주셨다”고 발언했다. 이에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문 일대를 메운 집회 참가자들은 크게 환호했다.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10일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3월 첫 주말인 이날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탄기국 측은 ‘하늘도 우리 편’이라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세 결집을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탄기국은 지난달 28일 박 대통령이 자신들이 보낸 ‘백만통의 러브레터’에 대해 감사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하면서 이날 집회에 1일 집회(자체 추산 최대인원 500만명)보다 많은 700만명의 인원이 참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서울 마포구의 이모(31)씨는 “예전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그가 가는 곳마다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진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던 게 생각났다”며 “시대가 어느 땐데 저런 미신 같은 말로 사람들을 선동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모 대학교에 재학중인 정모(21·여)씨도 “하늘이 누구의 편이라는 생각 자체가 참 고루하다”며 “저 발언이야 말로 태극기 집회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700만명이 모인다는데 제발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