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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과거에는 대규모 '태극기 집회'가 없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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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04 19:30:00 수정 : 2017-03-04 19: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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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당시 故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사거리로 나와 탄핵 철회 촛불 집회를 갖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002년 주한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2008년 광우병 사태 등 국가적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광장으로 모여 촛불을 들었다.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또다시 촛불에 불을 댕겼다.

반면 이번 사건은 이전 이슈들과 달리 또 다른 광장으로 태극기를 든 시민들을 모았다. “박 대통령을 최순실과 억지로 엮은 것으로 나라가 걱정돼 참지 못하고 나왔다”며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이다.

3월의 첫 주말인 4일에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개최한 ‘제16차 태극기 집회’에 많은 인파가 참석했다. 이전 국가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촛불집회가 열려도 태극기를 들지 않았던 이들이 박 대통령의 탄핵을 앞두고는 왜 광장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까.
서울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탄핵 무효”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날 집회에서 만난 대다수의 참석자들은 “국회의 탄핵소추안은 의결부터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 탄핵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사회가 혼란스러워 태극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온 이모(72·여)씨는 “근거도 없이 몰아가는 탄핵은 인정할 수 없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집회에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언론과 국회가 몰아가는 모습을 보니 안 나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나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이 열릴 무렵에는 사회가 이 정도로 혼란스럽지는 않아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려대구국동지회 소속 최선희(65·여)씨도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 과거 집회 때는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지금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대통령이 여성이라고 비하하고 무시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나오게 됐다”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김모(55)씨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은 말도 안 되는 것이지 않았느냐”며 “미군 장갑차 사건도 사고였을 뿐인데 그걸 가지고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건 말도 안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도) 대통령의 잘못이 드러난 것이 없고 모두 의혹에 불과하다“며 자신이 태극기를 든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온 홍모(75)씨는 언론 탓을 했다. 홍씨는 “최순실은 그냥 아줌마일 뿐”이라며 “엉터리 허위 조작보도 탓에 (박 대통령이 엮여) 우리가 이렇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태극기 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과거 집회·시위 경험이 없다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집회 주최 측과 계속 행동을 같이 할 것”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김선영·배민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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