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는 이날 자유한국당 정종섭, 정태옥, 추경호 의원 등 대구지역 의원들과 오찬 모임을 가졌다. 오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통화에서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대선출마와 직접적으로 관계된 이야기는 없었다”면서도 “이런 시기에 만남을 가졌다는 거 자체가 ‘도와달라’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홍 지사가 대구 의원들을 따로 만난 것은 대선 출마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TK(대구·경북) 민심과 의원들의 여론을 청취하가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PK(부산·경남)는 홍 지사가 도정활동을 통해 지역 민심을 들을 기회가 많았지만 TK는 그럴 기회가 적었다.
홍 지사는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된다는 확신이 설 때 출마 결심을 하는 것이지, 초상집에 상주되기 위해서 출마 결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여당이 위기에 처한 상황을 틈타 단순히 여당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 출마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의 텃밭인 영남 민심이 대선 승리에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설 때까지 여론을 수렴하며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앞서 홍 지사가 전날 오전 지역방송 인터뷰에서 ‘영남 대통령론’을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출향 인사까지 합치면 대한민국 3분의 1이 영남인이고, 결국 영남인 지지를 받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며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지만, 학창시절을 보낸 곳은 대구여서 내가 TK ‘성골’은 아니어도 ‘진골’은 되니, 내가 깃발을 들면 TK가 밀어줬으면 좋겠다고 간접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 이후 그동안 ‘촛불 민심’에 기세가 눌려있던 영남권을 비롯한 보수진영이 결집하면 정권 재창출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란 게 홍 지사의 견해다.
그는 초선 의원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9일 당 지도부와 면담한 뒤 대권도전 여부를 최종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y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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