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위험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납은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유발하고. 수은은 신경발달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특히 치명적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중금속 기준 초과뿐 아니라 실내 공기질 기준 초과, 금지된 목재용 방부제 사용, 토양 내 기생충란 검출, 합성고무 바닥재 기준 초과 등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위반한 곳도 2000곳이 넘었다.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교육현장의 유해성 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환경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4∼2015년 어린이 실내 활동공간 조사’에서도 1150곳이 납·카드뮴·수은·6가크롬 등 유해 중금속이 안전기준을 초과했다. 당시에도 벽·마루·창틀 등 어린이들이 평소 접촉하는 곳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 적발은 됐으나 대부분 시정이 안 되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 우레탄 운동장과 트랙도 마찬가지다. 우레탄은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을 배출하는 유해물질이다. 지난해 교육부가 우레탄이 설치된 전국 초·중·고교 2763곳을 전수조사했더니 1745곳에서 납 등 유해성분이 나왔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올해 10월까지 모두 교체한다고 장담했지만 말뿐이다. 대상 학교 중 교체를 완료한 학교는 고작 17%에 그치고 있다. 예산이 부족하다거나 제품조달이 안 되고 있다는 핑계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권은 선거철만 되면 무상 보육, 무상 급식 등 무상 시리즈를 쏟아내기 바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아닌가. ‘사탕발림’ 공약을 하더라도 우선순위와 경중은 따져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중금속이 범벅된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소리가 다시는 나와선 안 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