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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집회 '불복' 선동… 못 말리는 강성 친박

입력 : 2017-03-12 18:56:53 수정 : 2017-03-12 18: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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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헌재 판결문 보고 충격”/조원진 “경찰청장 즉각 파면을”/국론통합 흐름 역행… 비난 쇄도 자유한국당 강성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주말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는 등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에 반발하고 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행태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국론 분열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일대에서 열린 탄핵무효국민총궐기운동본부 주최 태극기 집회에서 전날 집회 사망자를 추모하는 검정 리본을 단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태극기를 두른 박근혜 전 대통령 측 대리인 서석구 변호사(왼쪽)가 나란히 단상에 서 있다.

김진태·윤상현·조원진 의원과 김문수 비상대책위원 등 일부 친박계 인사들은 11일 청계천과 서울시청 일대에서 열린 탄핵 반대 관련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비대위원은 “헌법재판소 판결문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재판 한 번 안 하고 어떻게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나. 이런 식으로 대통령을 탄핵하면 저 국회의원들도, 특검과 검찰도, 헌법재판관 8명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당의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당 지도부 중 한 명인 김 비대위원은 불복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조 의원은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진) 3월 10일은 대한민국 법이 무너진 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제 애국국민 세 분이 경찰의 잘못된 행동으로 돌아가셨다”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즉시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회가) 썰렁할 것으로 예상하고 나갔는데 대박이었다”며 “불굴의 태극기. 승부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고 적었다.

한국당은 강경 친박계 인사들의 선동에 대한 반응을 자제했다. 김명연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정리한 바가 없어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한 중진의원은 “결국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하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1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에서 탄핵무효국민총궐기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태극기 집회에 김진태, 윤상현, 조원진 의원 등이 참석하고 있다.

한국당 밖에서는 ‘옳지 못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12일 구두논평을 통해 “정치권이 국론통합을 위해 역할과 노력을 하는 것에 힘을 모아야 할 판에 여전히 국민을 자극하고 선동하는 행위는 있어서도 안 되고 옳지 않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특정 지지층을 선동해 결집시켜 대선 국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보인다”며 “국민주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승복으로 볼 수 없는 행위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강성 친박계 인사들 참석에도 불구하고 태극기 집회 동력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집회에 그동안 태극기 집회에 참여해온 이인제 전 최고위원, 이우현·전희경 의원 등은 불참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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