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일정으로 1박2일간 호남을 다녀 온 문재인 전 대표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준비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탄핵 선고일부터 사흘간 대선 행보를 접고 도정에만 전념한 안희정 충남지사도 13일 장기 연가를 내고 경선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0, 11일에도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 합류해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며 선명성을 강조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12일 동서울대 초청강연에서 ‘진짜교체’ 키워드를 내걸고 본격 세몰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첫 공식일정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대북 정책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민주당 경선을 둘러싼 관심은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이냐, 후발주자의 이변이냐로 모아진다. 코리아리서치가 연합뉴스·KBS 의뢰를 받아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에서 문 전 대표가 29.9% 지지로 안 지사(17.0%)와 이 시장(9.0%)을 제쳐 여전히 대세론이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탄핵 후 첫 일주일 사이에 이변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승부가 이대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경선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2차 선거인단 모집 결과가 꼽힌다. 민주당은 1차 모집에 163만595명이 참여한 데 이어 2차 모집기간이 애초 7일간에서 10일간으로 늘어난 만큼 모두 220만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 지사나 이 시장 측은 선거인단 규모가 커질수록 당 바깥의 후보 개인 지지층 유입이 늘어나 1위 후보를 추격할 동력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대규모 선거인단이 꾸려지면 여론조사와 비슷한 결과로 수렴될 것”이라며 “탄핵 전에는 대대적인 모집을 하기 조심스러웠는데, 2차 모집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주자들은 14일(지상파 4사·YTN), 17일(종편 5사) TV 토론회를 통한 공중전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시장은 “사전질문에 모범답안을 읽는 학예회식 토론 때문에 박근혜를 골라내지 못했다”며 “주도권 토론이 겨우 9분씩인 민주당 방송토론 방식은 라디오·인터넷 토론보다 한참 후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여야가 사라지고 명실상부 원내 1당이 된 민주당은 14일 국회에서 의원 워크숍을 열어 차기 정부의 개혁과제를 점검하고 당 차원의 대선공약을 개발하기로 했다. 차기 대통령이 인수위원회 없이 임기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의원들 총의를 모아 당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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