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 대행은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 관리를 위해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간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과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매우 다행스럽다. 이제 그에게 중요한 책무가 주어졌다. 황 대행은 대통령 공백에 따른 과도정부 수반으로서 조기 선거를 책임지게 됐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선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탄핵 후유증을 떨쳐내고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번 대선은 과거 선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유례 없는 상황에서 새 지도자를 서둘러 뽑아야 한다. 나라가 다시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소통 능력과 도덕성, 국정 수행 능력을 갖춘 인물을 국가 지도자로 세워야 한다. 탄핵 정국에서 둘로 찢어진 민심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국민 통합의 덕목도 중요하다. 북한 도발과 미·중 갈등에서 나라를 굳건히 지킬 확실한 안보관을 지녀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반듯한 지도자를 뽑으려면 유권자의 바른 눈과 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이 워낙 짧아 언론의 후보 검증이 철저히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만큼 유권자들이 더 눈을 크게 뜨고 귀를 더 활짝 열어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야 한다.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일삼는 후보자에게 현혹돼선 안 된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안하무인’ 후보에게는 눈길도 주지 말아야 한다. 표를 얻기 위해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는 경계 1순위다.
이번 19대 대선은 이제 54일밖에 남지 않았다. 각 당이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고, 정당의 후보끼리 TV토론 등을 하자면 시일이 촉박하다. 그렇다고 후보의 자질과 정책 검증을 소홀히 할 수 없다. 국정 수행 능력을 갖춘 올바른 지도자를 뽑느냐 못 뽑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운이 바뀐다. 잘못된 국정 리더십으로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일은 다시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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