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친문재인)·주류 진영이 5·9 개헌 국민투표 합의는 민주당으로 기울어진 대선판을 흔들기 위한 정략적인 시도라며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비주류 진영에서는 “개헌 논의조차 억누르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16일 라디오방송을 통해 “제1당 국회의원들이 모여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당론을 정한 것을 못 믿겠다고 하면 뭘 믿으신다는 것이냐”며 “(3당 합의는) 당론을 정한 민주당 전체를 모독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문재인 후보도 전날 “정치권 일각의 개헌 논의는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지금 정치권은 국민 민심과는 전혀 따로 놀고 있다”고 3당 개헌 합의를 일축했다.
비주류는 당 지도부가 개헌 논의 자체를 봉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 지도부는 개헌안 논의를 억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며 “내가 하는 주장은 애국적이고 남이 하는 주장은 정략적이라는 태도를 취한다면 무슨 설득력이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 때 개헌 시기를 못박는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촉구했다. 이언주 의원은 라디오방송에서 “제왕적 대통령 권한으로 적폐가 비롯된 것이 많은데 적폐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청산을 주장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종인 전 대표의 탈당 후 당내 개헌파의 구심력이 약화되며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개헌 시기를 당론으로 확정한 상황에서 선뜻 3당 개헌에 힘을 실어주기도 꺼리는 분위기다. 비주류 한 의원은 “개헌 모임(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의원 모임)에서도 대선일 개헌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많다”며 “일부 의원들은 캠프에 합류해 있어서 사실상 3당 개헌 합의안에 힘을 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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