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檢 출석해 '사면거래' 의혹 조사 받아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를 앞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주말인 18일 최태원(57) SK그룹 회장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57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1기 특수본에 소환된 데 이은 넉 달 만의 검찰 출석이다.

검정 정장 차림의 최 회장은 재소환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없이 거듭 미소만 지었다. 그는 “재단 출연금 100여억원을 대가로 사면 청탁을 했느냐”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할 때 면세점 관련 청탁을 한 게 맞느냐” 등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향했다.

검찰은 오는 21일 박 전 대통령 대면 조사를 앞두고 최 회장이 2015년 특별사면된 이후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하는 등 정권 사업을 적극 지원했다는 이른바 ‘사면거래’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사면 며칠 전 최 회장 교도소를 찾은 김영태 전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이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암호같은 말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왕 회장’은 박 전 대통령, ‘귀국’은 사면, ‘숙제’는 그 대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SK 측은 최 회장 사면엔 대가성이 없었으며 특혜를 청탁하거나 받은 사실 역시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추영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