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는 정치적 또는 경제적, 사회적 의도로 조작된 뉴스이다. 언론사가 만든 진짜 뉴스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뉴스 소비자들이 진위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순식간에 여론과 민의를 왜곡시킬 수 있다. 가짜뉴스가 판칠 경우 기존 언론사 뉴스에 대한 불신 초래 등 사회적 신뢰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지난해 미국 대선은 가짜뉴스의 경연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온라인 매체인 버즈피드가 페이스북으로 유통된 미 대선 관련 가짜뉴스 톱5를 추렸더니 교황의 트럼프 지지, 클린턴의 이슬람국가 무기 판매 사실 확인 등과 같은 뉴스들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온갖 가짜뉴스에 시달리다가 대선 출마의 뜻을 접은 게 얼마 전이다.
대선을 50일 앞둔 우리로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놓고 극명하게 갈린 민심을 악의적 가짜뉴스가 파고들 소지가 있다. 더군다나 이번 대선은 탄핵 후 60일 내 초스피드로 치러지는 선거다. 특정 후보를 흠집 낼 의도로 작성된 가짜뉴스가 일단 유포되면 사실 여부를 떠나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나중에 거짓으로 판명 나더라도 해당 후보가 신뢰를 회복할 시간이 거의 없다.
뉴스소비자부터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당국은 모니터링을 강화해 생산·유포자를 철저하게 단속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 뉴스 유통시장을 장악한 인터넷 포털과 SNS의 가짜뉴스 방치 책임도 예외일 수 없다. 독일은 9월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SNS에 최대 5000만유로(약 608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짜뉴스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도 소홀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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