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게 원조 자리를 놓고 영덕과 울진이 경쟁을 벌인 적도 있다. 1930년대 영덕이 교통 요충지로 서울, 대구 등 도시로 대게를 대량 반출하면서 ‘영덕대게’란 말이 자연스럽게 쓰이게 됐다. 반면에 울진은 동해안 대게 50% 넘게 잡아 올렸지만 오지라 수송이 어려워 덜 알려졌다. 동국여지승람 등 고문헌 기록에 있는 평해읍 거일리가 원조마을이라는 근거를 대며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요즘엔 원조 논쟁보다는 상생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불필요한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해 대게 축제기간도 달리한다. 울진은 이달 초순에 마쳤고, 영덕은 23일부터 나흘간 연다.
올해 영덕 축산항 상인들은 바가지요금 근절을 선언했다. 영덕군도 축제기간 ‘원조의 고장’ 이미지를 흐리는 단속에 팔을 걷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대게 축제엔 늘 바가지요금이 오점으로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대게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 하나! 대게는 다른 게보다 크기가 커서 ‘큰 게’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한자의 대(大)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다리가 길고 마디가 있는 모양이 대나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한자로 풀이하면 대나무를 뜻하는 죽해(竹蟹)다.
정치의 계절이다. 나라를 이끌겠다고 선거판에 뛰어든 대선주자들이 수두룩하다. 입으로 국가와 국민을 들먹이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언행이 따로 노는 이들에게 꼭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대쪽 같은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심정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박태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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