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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피해자들 임시 시설서도 학대 당해

입력 : 2017-03-21 19:29:52 수정 : 2017-03-21 19: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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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빵’ 주고 강제 노동 시켜/ 광주시, 법인 대표이사 등 해임/ 대책위·장애인단체 22일 회견
이른바 ‘도가니 사건’ 피해자인 광주 인화학교 학생들이 임시 보호시설로 옮겨진 뒤 폭행과 학대 등 인권침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광주시와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등에 따르면 광주 인화학교 교직원이 정신지체장애가 있는 여학생(당시 19세)의 손발을 묶고 성폭행한 사실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2011년 개봉됐다. 이 영화로 ‘도가니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광주 인화학교 법인시설은 폐쇄됐다. 당시 광주 인화원에 거주하던 30명 중 연고가 없는 19명은 광주 북구의 한 장애인법인시설로 옮겨졌다. 오갈 데 없던 지적장애 여성들이 이 시설에서 임시보호를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새로 둥지를 튼 시설에서도 인화학교 지적장애 여성들은 폭행과 학대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19일 인권침해 의심사례 신고를 받고 국가인권위와 장애인단체와 2개월간 합동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인화학교 장애 여성들은 임시보호시설에서 머리카락을 강제로 잘리고 곰팡이가 생긴 빵을 제공받는 등 학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 여성들은 조사에서 “시설의 대표이사가 청소 등 부당노동을 강요하고 처방전 없이 약물을 투여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5년간 대표이사에게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지난 8일 장애인 후원금과 시설보조금을 유용한 법인 대표이사와 원장(시설장)을 해임했다. 중증 여성장애인 거주시설인 이 법인이 2012년부터 식재료 착취, 법인 후원금 등 2700여만원을 유용한 사실도 밝혀냈다. 법인 대표이사는 직원들에게 세차, 세탁, 청소 등을 강제로 시켰고 선물 구매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책위와 장애인단체 등은 22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사실을 알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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