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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척해진 박 전 대통령 말 없이 귀가… 남은 건 우병우·대기업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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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2 07:09:51 수정 : 2017-03-22 07: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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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으로서는 헌정사상 4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21시간만 검찰청사를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이제 검찰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퍼즐의 남은 두 조각인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롯데·SK 등 대기업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후 11시40분 관련 조사를 모두 끝내고, 자신이 진술한 신문조서를 확인한 후 22일 오전 6시55분 서울중앙지검을 나왔다. 21일 오전 9시30분에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간 지 21시간 25분 만이다.

피의자 조사와 밤샘 조서열람 및 검토를 마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장시간에 걸친 조사로 수척해진 모습의 박 전 대통령은 귀가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장 경호실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수사의 분수령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치면서 이제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짧은 수사시한에 쫓겨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검찰에 넘긴 우 전 수석 비리 혐의, 삼성 외 연루된 대기업 수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칼끝은 우 전 수석과 삼성처럼 뇌물 공여 의심을 받고 있는 SK·롯데·CJ그룹으로 향할 공산이 크다.

우 전 수석은 본인과 가족의 비위 의혹 외에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을 돕거나 방치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SK 등 대기업들은 “삼성과 다른 경우로 억울하다”는 입장이나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이들 대기업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실 해체와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유용, 아들(25)의 의경 보직 특혜 논란 등 개인 비위 의혹은 앞서 1기 특수본과 특검을 거치며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

대기업 수사는 박 전 대통령 사건과 별도로 떼어내기 힘든 만큼 연루된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수사 속도를 내고 있다. 2기 특수본이 박 전 대통령 수사를 사흘 앞둔 지난 18일 최태원(57) SK 회장을 불러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상황을 집중 추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은 2015년 사법처리된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최 회장만 특사 대상에 포함되고 이후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것과의 대가성 여부를 집중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우 전 수석, 대기업 관련 수사를 빠른 시일내에 정리한 검찰이 대선 전 박 전 대통령과 이들을 일괄기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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