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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사람' 뽑아야제"… 호남 민심은 아직 탐색중

입력 : 2017-03-23 19:07:31 수정 : 2017-03-23 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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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표심 풍향계’ 광주·전주 르포 / 한쪽선 “이젠 젊은 대통령” 안희정 지지 / “새 인물 돼야” 이재명·안철수 선택 시민도
“예전처럼 확실한 호남 주자가 없잖여. 더 보고 ‘될 사람’ 뽑아야제.”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지난 22일, 호남 표심의 풍향계로 꼽히는 광주광역시와 전북 전주 시민들은 복잡한 속내를 보였다. ‘마음속 대통령감’을 확실하게 점찍어둔 유권자도 있었지만, 아직 저울질 중인 이들이 적잖았다. 이날 시민들의 입에서는 지지하는 대선주자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경선후보 이름이 가장 많이 흘러나왔지만 ‘대세’로 불릴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호남홀대론’ 등을 이유로 “절대로 문재인을 찍지 않겠다”는 시민을 제법 만날 수 있었다.

◆“그래도 文” VS “새 인물이 돼야”

광주 양동시장에서 과일 노점을 하는 이모(75) 할머니는 “무조건 문재인이제. 우리 애들한테도 다 문재인 뽑으라고 했당께”라며 문 후보를 지지했다. 이 할머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여, 뭐여? 그거 때매 여기저기 난리고, 아무튼 정치가 개판”이라며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싹 뜯어고칠 거랑께”라고 확신에 차 말했다. 전주 여의동에 사는 유모(59·여)씨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는 문재인이라 뽑으려 한다”며 “문재인이 적폐청산을 제일 확실하게 잘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안희정·이재명 경선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경선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전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심모(55·여)씨는 “이번에는 (대통령으로) 젊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문재인보다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딱”이라고 주장했다. 심씨는 “토론회를 보면 말을 너무 잘한다”며 “내 나이대 사람들은 거의 안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광주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홍모(66)씨는 “문재인은 그동안 호남을 너무 홀대했고, 안희정은 괜찮지만 아직 뭔가 부족해 보인다”며 “이재명 성남시장이 적폐청산하겠다는 말에 믿음이 간다. 깨끗한 나라를 만들 것 같다”고 지지이유를 밝혔다.

광주에서 산 지 20년이 넘었다는 고속버스 기사 유모(59)씨는 “안철수는 1500억원을 기부하고, 예전에 다른 후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양보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느냐”며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진실된 사람이라고 생각돼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대결 때까지는 유보”

이날 취재진이 광주와 전주에서 만난 시민 22명의 지지후보는 문재인(7명)→안희정(4명)→이재명(3명)→안철수(2명) 순이었다. 하지만 ‘문 후보와 안희정 후보 사이에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3명)거나 ‘아직 누구도 결정하지 않았다’(3명) 등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시민이 6명이나 됐다. 광주 종합고속터미널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모(65·여)씨는 “이번에 (대선) 투표는 무조건 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당 경선 결과로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그 이후에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토박이로 조선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박모(23)씨는 “올해부터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데, 일자리 많이 만들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며 “아직은 더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 시민들이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에 있어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광주 서구에서 로또(온라인복권) 판매점을 하는 신모(72)씨는 “로또를 사러 오는 소시민들이 많은 걸 보면 그만큼 경기가 안 좋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국민들이 좀 잘사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동시장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오모(51·여)씨는 “꿈이 없는 요즘 젊은이들이 너무 안쓰럽다”며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고 재밌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광주=김선영, 전주=이동수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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