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두려움을 품고 살아왔네. 이주민을 향한 편협 그리고 인종 정책 등을 모두 지켜봤지….”
이 같은 가사가 담긴 노래를 발표한 미국의 한 의사가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라고 미국 CNN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키스탄을 떠나 미국 뉴멕시코주에 정착한 부모 아래에서 태어난 우마르 마리크는 이주민 2세대. 의사로 일하지만 네티즌 사이에서는 래퍼로 통한다.
지난달 내놓은 ‘미래로 보내는 편지(Letter to the Future)’라는 제목의 노래에서 자녀들이 이주민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편견을 깨고 미국에서 뿌리내리길 바라는 마음을 외쳤는데, SNS에서 뮤직비디오를 본 네티즌들이 환호하면서 우마르가 유명한 래퍼가 됐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뉴멕시코주에 사는 우마르 마리크. 파키스탄 출신 부모 아래에서 태어난 그는 의사지만 네티즌 사이에서 래퍼로 통한다. 이주민 집안 출신이라는 편견을 깨고 자녀들이 미국에서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발표한 노래가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페이스북 'You I Am' 페이지 영상 캡처. |
우마르가 노래를 만들게 된 계기는 지난해 미국 대선이다.
뉴멕시코주에서 태어난 이주민 2세대인 우마르와 그의 친구는 반(反) 이민 정책을 고수해 온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뽑힌 것을 보면서 나중에 자식들이 미국에서 잘 커나갈 수 있을지 걱정했다.
정치적 기후나 이주민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을 보면, 분명 순탄치만은 않을 거라는 게 이들 생각이었다. 마음 편히 자녀 키우길 바랐던 나라가 미국이 맞았느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무슬림이기도 한 우마르는 “우리가 진정한 자유를 얻을 때까지는 자유로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난과 사회 정의 그리고 편견 등을 깨자는 내용이 담긴 우마르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지금까지 2만5000건을 넘었다. ‘공유’ 550여회와 ‘좋아요’ 260여개 등에 힘입어 여전히 퍼지고 있다.
쏟아진 네티즌 칭찬에 우마르는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가 사회를 조금이라도 바꾸기를 원했다”고 덧붙였다.
우마르는 이주민 문제뿐만 아니라 홈리스(homeless)나 청소년 임신처럼 사회·건강 관련 분야도 노래할 생각이다.
우마르의 사연을 전한 CNN은 “조만간 그의 또 다른 노래가 나올지 누가 아느냐”고 기사를 맺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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