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적 사회에 관하여(크리스틴 돔벡 지음, 사이행성, 1만3500원)=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의 일상을 시시콜콜하게 드러내는 사람들, ‘셀카’에 중독된 사람들, ‘나’로 시작하는 글쓰기의 유행. 이런 현상을 두고 일종의 질병이었던 자기애(나르시시즘)가 하나의 대중적 문화현상으로 변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에세이 작가이자 문화비평가인 크리스틴 돔벡의 신간 ‘자기애적 사회에 관하여’는 이런 현상에 주목한 책이다.
라스푸틴(조지프 푸어만 지음, 생각의힘, 1만7000원)=라스푸틴은 성적으로 난잡하고 종교적 극단주의에 빠져 권력을 좌지우지한 인물이란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러시아 연구자인 조지프 푸어만 미국 켄터키주립대 석좌교수는 라스푸틴이 알려진 것처럼 ‘괴승’은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책은 라스푸틴의 유년기부터 농부와 설교자로 살았던 청년기를 거쳐 로마노프 왕가와의 관계, 그리고 비참한 최후까지 생애를 따라간다.
돈키호테 CEO(야스다 다카오 지음, 오씨이오, 1만3000원)=일본 종합할인점 ‘돈키호테’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야스다 다카오(安田隆夫)가 자신의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돈키호테는 1989년 도쿄 1호점으로 출발해 2016년 기준 일본 내에 350개 매장을 둔 회사로 성장했다. 물건을 찾기 어렵게, 집기 어렵게, 사기 어렵게 진열하고, 알바에게 상품 구매와 진열, 남들이 망한 자리에 매장을 내기 등 그만의 경영 방식을 들려준다.
나는 부엌에서 과학의 모든 것을 배웠다(이강민 지음, 더숲, 1만2000원)=이강민 전북대 분자생물학과 교수가 요리와 음식을 통해 물리학과 화학, 생리학 등 과학 지식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 깎아놓은 사과의 색이 변하는 현상에서 효소반응을 소개하고 저기압·저온 요리법인 수비드(sousvide)를 통해 온도와 단백질 변성의 관계를 설명하는 식이다. 저자는 “요리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리·화학·생화학·미생물학·생리학·인문학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왜 맞춤법에 맞게 써야 돼?(박규빈 글·그림, 길벗어린이, 1만2000원)=“엄마아빠도 못처럼 쉬는 날이니까 괜찮겠지? 엄마가 평소처럼 일해라 절해라 잔소리를 하겠지만 괜찮다.” 어린이날 하고 싶은 일을 맞춤법도 틀리게 써놓고 신이 난 훈이. 아침에 눈을 떠보니 엄마와 아빠가 못처럼 벽에 박혀 있다. 몸도 갑자기 말을 안 들어 저도 모르게 걸레로 방바닥을 닦다가 엎드려 절을 한다. 맞춤법 때문에 벌어지는 요절복통 판타지.
더 나은 세상(가브리엘 파체코 그림, 남진희 옮김, 산하, 1만2000원)=“어린이는 인종, 피부색, 성별, 종교, 언어, 신분이나 국적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어린이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자유롭게 자랄 수 있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유엔이 1959년 제정한 ‘아동권리 선언’을 그림책에 옮겼다. 스페인·이탈리아 등지에서 활동하는 작가 열한 명이 각자 개성 있는 그림체로 나눠 그렸다.
노숙인 인권학교(그자비에 에마뉘엘리 글, 레미 사이아르 그림, 톡, 1만2000원)=“노숙인은 정말 가난한 걸까요? 돈을 벌기 위해 가난한 척하는 건 아닐까요? 여름에는 노숙인이 줄어드는 것 같은데, 휴가를 가나요? 음식을 사라고 돈을 줬는데 술을 사는 걸 봤어요!” 노숙인에 대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토론 형식으로 풀었다. 거리에서 노숙인을 마주치면 어떻게 행동할지, 위험에 처한 노숙인을 어떻게 도울지 다양한 대처 방법도 가르쳐 준다.
거미 엄마, 마망(에이미 노브스키 글·그림, 씨드북, 1만2000원)=거미를 형상화한 조각으로 유명한 조형예술가 루이즈 부르주아(1911∼2010)의 예술세계를 조명한 그림책이다. 아름답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에 초점을 맞춰 ‘마망’이라는 위대한 예술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작가의 생애를 다채로운 그림으로 담아냈다. 바느질로 닳고 해진 것을 고치던 엄마를 거미와 꼭 닮았다고 생각한 루이스는 철과 대리석으로 높이 9미터가 넘는 거미 조각품을 만들어 엄마의 사랑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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