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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급 TV토론 벌이는 1·2당, 바른정당 보고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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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7 01:09:42 수정 : 2017-03-27 01: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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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정당의 TV토론회가 저급성 논란을 빚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김진태 경선후보의 어제 KBS 토론은 한마디로 거칠고 유치했다. 김 후보는 홍 후보에게 “북한이 국가냐, 아니냐” “국가보안법은 있어야 하냐, 없어야 하냐”고 물으며 “O, ×로만 답하라”고 몰아세웠다. 홍 후보가 2007년 “북한을 국보법상 반국가단체로 명시한 규정을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부분도 공격의 표적으로 삼았다. 홍 후보는 “당시 노무현정부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고 해서 우리가 막기 위해 법을 개정하자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초등학생 토론도 아니고 어떻게 O, ×로 대답하라고 하느냐. 참 어이가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국가 미래와 비전, 정책에 대한 논쟁보다 네거티브를 앞세운 감정싸움과 공방에 화력을 집중했다. 24일 광주에서 열린 TV토론에선 안희정·문재인 후보가 “나를 ‘애 버렸네’라며 공격했다”(안), “오물·잡탕으로 모는 게 포용인가”(문)라며 충돌했다. 일부후보의 경우 대본을 읽듯이 발언하다 보니 맥빠진 맹탕 토론, 학예회 토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공정성 시비까지 다시 불거졌다. 어제 대전MBC 토론은 당초 계획에 없던 것이었다. 그제 열린 충청권 토론이 대전·충남·세종을 빼고 충북에만 중계되면서 안 후보 측이 반발하자 당 선관위가 부랴부랴 토론을 추가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나마 눈길이 가는 TV토론은 원내 4당에서 나왔다. 유승민·남경필 바른정당 후보는 사전 원고와 시간제한 없이 무제한 자유토론을 벌였다. 통과의례에 머물던 토론의 수준을 끌어올렸고 일대일 대결로 재미까지 선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두 후보는 미국 대선 토론처럼 꾸며진 스탠딩 무대에 올라 셔츠 차림으로 사교육 폐지, 증세 등 중요 현안을 놓고 치열한 정책 공방을 벌였다. 권역별 경선 토론 후 국민정책평가단 투표에서 유 후보가 전승을 기록했지만 남 후보에게도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모두 승자인 셈이다.

민주당은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원내 1당이고 한국당은 집권여당을 지낸 원내 2당이다. 제1, 2당의 경선 풍경이 당세가 미약한 바른정당보다 못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집권 여부를 떠나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 전파를 낭비하는 저급한 토론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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