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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호남서 압승한 文·安, 민심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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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8 00:03:00 수정 : 2017-06-05 16: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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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호남지역 경선에서 대세론을 확인하며 유력 대선후보임을 안팎에 과시했다. 문 후보는 22일의 현장투표와 25·26일 ARS 투표, 어제 대의원 순회투표를 합산한 결과 60.2%의 대승을 거뒀다. 안희정 경선 후보가 2위인 20.0%, 이재명 경선 후보가 19.4%로 뒤를 이었다. 문 후보는 대선 가도의 첫 관문인 호남에서 승리함으로써 당내 경선과 대선 본선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호남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데다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다. 전국 선거인단의 16%이지만 핵심지지기반의 상징성이 크다. 문 후보가 호남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이기면서 남은 경선에서 순항하게 됐다.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도 커졌다.

60%가 넘는 문 후보의 득표율은 호남에서 반문재인 정서를 털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문 후보는 여러 조사에서 대선 지지율 1위 주자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호남의 ‘반문재인’ 정서는 뿌리 깊다. 최근 들어서도 ‘부산 대통령’ 등 지역주의 발언과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 등으로 호남 지지율이 흔들렸다. 비록 호남 경선에서 문 후보가 이겼지만, 그렇다고 반문재인 정서를 완전히 털어낸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문 후보의 승리에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경선 후보가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안 후보는 60%가 넘는 득표율로 호남 조직표가 많은 손학규·박주선 후보에게 압승했다. 호남 민심이 안철수 후보에 이어 문재인 후보에게 60% 이상의 득표율을 안긴 것이다. 해석은 다양하겠지만 호남 민심이 아직 어느 후보 쪽으로 기울지 않았다는 의미로 비쳐진다. 역대 선거에서 민심은 누구 한 명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 대선도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으로 역대 대선처럼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선두를 질주함에 따라 대선 지지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호남에서 뛰어난 성적표를 얻은 문·안 후보가 경쟁 후보의 지지도를 흡수하면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 모멘텀을 얻을 수도 있다.

문·안 후보는 경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권력을 어떻게 잡느냐보다 국가를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갈등과 대립으로 쪼개진 국민을 하나로 묶을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역감정 조장이나 세 대결을 통한 경쟁은 청산돼야 할 구시대적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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