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발언이 의미심장하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제발' 확정되기를 바란단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버겁단다. 바람 빠지는 대세론과 박차 오르는 대안론의 차이를 두고 한 포석이다. 김종인 전 대표는 지난 발언에서 30%대에 머무는 대세론이 어딨냐며 일침했다. 이회창 전 총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를 보고 하는 소리다. 그들은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40~50%대의 지지율을 얻었었다. 한창 악재에 시달릴 때도 지금의 문 전 대표의 지지율과 비슷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었고, 그 주인공이 예전 선거에서 맞서던 사람임에도 그는 늘 30%대다. 호남의 선택은 절묘했다. 과거 글에서 安이 文을 따라잡는다 했었다. 어리석었음을 고개 숙여 사과하며 더더욱이 호남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 그 선택은 문 전 대표를 취하게 할 것이다. 대세론에 취하게 할 것이다. 호남은 문 전 대표만 향하고 있지 않다.


문재인 대세론은 안정적이지 않다. 캠프측에선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의 지지율을 오롯이 가져올 것이라 희망한다. 그 낙수를 누가 받아먹을지는 미지수다. 안 지사의 충청표가 문 전 대표에게 간다고 생각하는 건 허망이다. 이 시장이 文소굴에 남을 지는 좀 더 지켜볼 문제다. 외연 확장의 측면에서 문 전 대표는 조금 게을렀다. 문 열고 들어오는 이 모두가 문중(文中)사람들이다. 호남을 되찾기 위해 박지원 대표를 모셔오기는 힘겹다. 호남의 지지로 도취돼 있다. 다른 수를 생각할 정도로 절박하지 않다. 큰 연대가 힘들다면 작은 연대를 도모해야 한다. 대세론에 대미를 장식해야 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홍걸씨가 文을 지지했었다. 제대로 해볼 생각이었다면 이희호 여사가 연단에 올라가셨겠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가장 상처받을 사람은 손석희 사장이겠다. 자칫 JTBC가 보여줬던 국정 농단 보도의 신뢰성에 금이 갈 수도 있다. 옛 보수 지지세력의 일부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회창 전 총리나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도 범주에 있을 수 있다. 캠프에 필요한 건 이장님이 아니라 표를 움직이는 사람이다.

천하삼분지계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대 변수다. 탄핵을 찬성하는 여론은 아홉이었다. 구속을 찬성하는 여론이 일곱이다. 절묘하게 세월호가 한창일 때 그의 송사가 겹쳐있다. 많은 어른들이 그가 집에 가는 길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자신들이 살아왔던 세월이 부정 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왜 그런 이를 찍었냐는 자식들의 타박에 가슴 아파하며 눈가를 훔쳤다. 문 전 대표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박 전 대통령은 눈엣가시다. 뽑아버리고 벌을 줘야 한다. 보수세력은 선거에 능하다. 만약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전에 보수 대표주자가 스스로 포기한다면 그 표들은 어디로 향할까. 적게는 하나고 많게는 삼이다. 자식들이 놀러갔다며 메시지를 날릴 때 동틀녘부터 투표소에 줄서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해줄 것 같은 이를 향하겠다. 이번 대선 유권자 4명 중 1명이 60대 이상이다. 연대는 생각치 못한 방향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하정호 기자 southcros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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