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도르뉴 와인 |
스페인 헌법재판소가 결의안 효력 중단을 결정했지만 카탈루냐주는 투표를 강행하겠다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카탈루냐는 이미 2014년에도 비공식으로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했는데 유권자의 36%(230만명)가 투표했고 찬성률 80%에 달했다는군요. 당시 주민투표를 무단으로 진행한 아르투르 마스 전 카탈루냐 주지사는 현재 스페인 정부로부터 기소를 당한 상태입니다.
스페인 주요 와인산지 지도 |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본거지로도 유명한 카탈루냐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주요 와인산지이기도 합니다. 바로 스페인 스파클링 까바(Cava)의 90% 이상이 카탈루냐의 페네데스(Penedés)에서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스파클링은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른데 프랑스 상파뉴에서는 샴페인, 그 외지역은 크레망(Crement) 또는 뱅 무쇠(Vin Mousseux)로 부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스푸만테(Spumante)나 프로세코(Prosecco), 독일은 젝트(Zekt)라고 하지요. 까바는 와인 저장고 카브(Cave)의 카탈루냐어인데 샴페인과 똑같이 병에서 2차 발효를 하는 전통방식으로 만들지만 품종이 완전히 다릅니다. 샴페인은 화이트 품종 샤르도네와 레드 품종 피노누아, 피노 뮈니에를 사용하고 까바는 토착 화이트 품종 마카베오(Macabeo), 자렐로(Xarello), 파렐라다(Parellada 빠레야다)로 만듭니다. 숙성기간도 까바는 9개월로 1년 이상 숙성하는 샴페인보다는 짧습니다. 따라서 샴페인 보다 풍미는 약하지만 과일 맛이 풍부하고 신선한 맛이 특징입니다.
코도르뉴 가문의 마지막 후손 안나 코르도뉴의 흉상 |
페네데스의 대표 까바 생산자는 코도르뉴(Codorniu)와 프레시넷(Freixenet)인데 이중 코도르뉴의 역사는 1551년으로 거슬로 올라갈 정도로 460년을 넘게 와인을 빚은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입니다. 1659년 코도르뉴 가문의 마지막 후손 안나 코르도뉴(Anna Codorníu)와 미쿠엘 라벤토스(Miquel Raventós)가 결혼하면서 본격적인 와인을 생산,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와이너리로 떠오르게 됩니다.
꼬도르뉴의 초기 와인 저장고 |
코도르뉴의 와인 역사는 혁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872년 후손인 호세 라벤토스(Josep Raventós)가 스페인 최초로 샴페인과 같은 전통방식으로 만든 까바를 생산했고 1984년에는 샤르도네를 중심으로 토착품종을 블렌딩한 까바 안나 드 코도르뉴(Anna de Codorníu )를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답니다. 안나 코르도뉴에게 헌정하는 까바인 안나는 샤르도네 70%, 자렐로·마케베오 15%, 파렐라다 15%를 섞었으며 현재 코도르뉴를 대표하는 까바로 유명합니다.
까바 안나 드 코도르뉴 |
코르도뉴의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샴페인과 같은 품종인 샤르도네와 피노누아를 블렌딩한 최고급 까바 라마 브륏(RAIMAT Brut·사진)을 처음으로 세상에 선보입니다. 이 와인은 압착후 바로 저온숙성을 하고 2차발효가 끝난뒤에 최고의 스파클링만 골라서 블렌딩 합니다. 또 20%의 샤도네이는 오크통에서 6개월간 숙성시키고 15개월 이상 병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샴페인 못지않는 복합적인 풍미가 매우 뛰어납니다. 엷은 노란색을 띄는 밝은 밀짚색의 스파클링으로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향, 특히 감귤류의 과실향이 강하고 잘익은 멜론, 흰꽃 등의 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집니다. 2차발효 및 숙성을 통해 훨씬 더 크리미한 아로마가 느껴집니다.
꼬도르뉴 프리미엄 까바 라마 RAIMAT |
라마는 꼬도르뉴 오너 마뉴엘 라벤토스 이 도메넥(Manuel Raventós i Doménech)의 집념 끝에 탄생한 와인입니다. 그는 1914년 친지들과 함께 스페인의 지역을 순회하는 여행을 하던중 마치 사막처럼 보이는 건조한 불모지를 보고 영감을 받아 땅을 매입합니다. 가족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했지만 도메넥은 사막에 가까운 토양을 포도밭으로 일궜고 꼬도르뉴 까바중 가장 프리미엄 까바인 라마를 세상에 선보입니다. 사실 라마의 포도밭은 매우 특별한 자연 환경에 둘러 쌓여있습니다. 피레네 산맥의 눈이 녹아 흘러 내려오는 순수한 빙하수가 토양에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주는 곳이었지요. 도메넥은 이곳이 뛰어난 와인을 생산할 포도밭이 될 것이라는 통찰력을 지닌셈입니다. 라마는 현재 100% 자가 소유 포도밭에서 와인을 빚으며 국제 환경 분야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평가지수인 CCPI 에서 안정성 등급도 인정받을 정도로 친환경 농법으로 순수한 까바를 생산하고 있답니다.
꼬도르뉴는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생산자이기도 합니다. 소유한 와이너리는 10개에 달하는데 꼬도르뉴(Codorníu), 라마(Raimat), 레가리스(Legaris), 바크(Bach), 스칼라 데이(Scala Dei), 알바디아 데 뽀벨렛 (Abadía de Poblet), 빌베나스 와이너리(Bilbaínas Winery), 누비아나(Nuviana), 아르테사(Artesa), 셉테마(Séptima)입니다. 스페인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20개 이상의 프레스티지, 메인 브랜드가 있고 100개국 이상의 나라에 연간 총 600컨테이너의 와인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또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 4층, 30km규모의 대형 와인 저장고를 소유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코도르뉴 와이너리의 주요 건물은 1976년 카탈루냐 3대 건축가가 설계했으며 지하 와인 저장고와 함께 스페인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답니다. 매년 12만명 이상이 방문해 FC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인 캄프 누, 가우디의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 등과 함께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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