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구·경북·강원 순회경선에서 또 한 차례 압승을 거둔 안철수 후보는 이렇게 외쳤다. 10개월 만에 지지율 2위 자리를 탈환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담담한 모습이었지만, 현장 연설에선 지난 1월 초부터 줄기차게 주장해 온 ‘안철수의 시간’(안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시간)이 드디어 시작됐음을 스스로 선언했다.
주먹 불끈 쥐고… 국민의당 안철수 경선후보가 30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마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반면 민주당은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일시적인 컨벤션 현상’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희정 후보 지지율이 안철수 후보 쪽으로 이동했을 수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어 각 당 후보가 정해지면 민주당 후보인 문 후보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강원 현장투표에서도 8179표(72.41%)를 얻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손학규 후보는 2213표(19.59%), 박주선 후보는 904표(8%)를 얻었다. 이 지역 당원 수(1만2000여명)에 육박하는 선거인단(1만1333명)이 몰려 이날도 경선 흥행은 계속됐다. 네 차례 진행된 순회 경선 누적 득표율에서 안 후보는 66.25%를 기록해 차이를 더 벌렸다.
안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안보 문제를 먼저 꺼내들었다. 보수 성향이 강한 TK지역에서 ‘무주공산’이 된 보수 민심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박지원 대표도 이날 “대구·경북 시도민이 열렬히 지지했던 박 전 대통령이 하필 우리가 이렇게 축제를 할 때 출두했다”며 TK 민심을 위로했다. 최 본부장은 “어제, 오늘 돌아보니 TK 민심이 안 후보에게 향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TK는 안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4월 초 안철수의 시간’을 기획하고 이를 기다리던 안 후보 측은 구상이 현실화된 것에 안도하면서도 곧 본격화될 연대 요구에 고민하는 눈치다. 안 후보가 2위 자리를 굳히면 당 안팎의 연대 요구가 바짝 조여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안 후보는 이날도 연대론에 대해 “제 뜻은 분명히 밝혔다. 제가 설득하겠다”고 못박았다.
대구=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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