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공동목표 가진 통합정부 구상”

국민의당도 통합논의 대상 의지 피력 / “통합정부, 단일화 과정과 결부” 강조 / 홍석현 “바른정당·한국당 청산대상 아냐” / 우상호 “非文 연대는 불가능” 견제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사진)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도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라며 국민의당이 통합 논의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2월 총선을 앞둔 당시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철수 경선 후보에 대해 “의사를 하다가 백신 하나 개발했는데 경제를 잘 알겠나”라고 혹평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태도다.

김 전 대표는 또 대선 구도와 관련해 “통합정부를 형성하려고 하는 세력과 독자적으로 하려는 세력하고 나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제외한 세력 간 연대의 기치를 든 것으로 통합정부,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후보단일화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같은 연대의 첫 대상으로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 후보가 거론된다. 김 전 대표는 “통합정부를 만드는 과정은 단일화하는 과정과 결부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의 통합정부 구상은 개헌 등의 공동목표를 둔 후보·세력 간 단일화를 통해 정권을 잡은 뒤 정치 재편을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비주류 의원은 “김 전 대표는 그동안 친문(친문재인)과 친박(친박근혜)을 제외한 세력의 연대를 주장해왔다”며 “대선에서 단일후보가 승리할 경우 양극단 세력을 제외한 정치권의 재편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 전 대표와 조찬 회동을 한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도 이날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 당의 후보가 결정되면 그 후보들이 그런(단일화) 필요성을 느껴야 할 것”이라며 “그런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또 “바른정당이나 자유한국당의 많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원들이 청산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대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은 제3지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이같은 비문연대 가능성을 일축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간담회를 통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연대설부터 말하면 가능하지도 않고 정당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양당의 입장차를 거론하며 “양측의 연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김 전 대표와 홍 전 회장 등의 회동과 관련해 “정당에 기초하지 않은 자연인들의 만남”이라며 “의석도 한 석 없는 분들이 모인다고 해서 유력 후보로 부상할 수 있느냐는 점에서 불가능한 구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달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