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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박근혜 이제 용서할 때 됐다"… 본선 레이스는 험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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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31 18:58:36 수정 : 2017-04-01 00: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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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대선 후보 선출 의미… 향후 과제는 / “가슴 벅차지만 답답하다” 심경 토로… 까딱하단 ‘초상집 상주’에 머무를판 / 이상태로 文에 대항은 ‘계란 바위치기’… 유승민과 단일화 필요성 꾸준히 제기 / 어수선한 장내 분위기 수습도 급선무… 친박 추가 청산·反文 연대 성사 관심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선후보가 31일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되며 구여권 진영의 본선 주자가 모두 확정됐다. 이를 계기로 범보수 후보 진영 간 기싸움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단일화 협상 전망은 예단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본선 경쟁 구상의 밑그림 일부를 공개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당론과 이념이 상충되는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배제한 채 한식구였던 바른정당에만 단일화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바른정당이 조건 없이 한국당으로 들어오는 ‘흡수통합론’을 내세웠다.

홍 후보는 “후보 단일화는 국민의당과는 하기 어렵겠다”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는 단일화를 한다기보다 우리한테 들어오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어 “이번 대선은 4강 구도로 갈 것”이라며 “좌파 2명, 얼치기 좌파 1명, 보수 1명”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가 언급한 좌파 2명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얼치기 좌파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보수 1명은 본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바른정당과 유 후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단일화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홍준표 후보가 3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54.2%의 득표율로 대선후보에 선출된 후 손을 들어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홍 후보는 일단 집안 단속부터 신경쓰겠다는 분위기다. 홍 후보는 친박(친박근혜)계 추가 청산 요구에 대해 “당에 친박이 없다. 당헌·당규 절차에 의하지 않고 청산하는 것은 혁명 때나 가능하다”며 “5월9일(대선일)까지는 내가 대장”이라고 일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이중처벌’이라고 비판하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용서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 후보의 ‘친박 껴안기’는 이번 경선에서 ‘태극기 부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20%에 가까운 득표를 얻은 김진태 후보의 선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부터 수습하지 않으면 외연 확장은커녕 기존 지지층마저 이탈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을 수 있다.


홍 후보의 자신만만한 태도와 달리 그의 앞에 펼쳐친 본선 레이스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이 급격히 무너진 상황에서 홍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상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가 경선과정에서 우려했듯이 자칫하면서 ‘초상집 상주’ 역할에 머무를 수도 있는 처지다. 결국 홍 후보가 어떤 식으로든 중도·보수진영을 아우르는 반문(반문재인) 연대로 출구를 찾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한국당 대선후보 선출대회 현장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5000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했다. 사전에 현장투표와 여론조사가 마무리된 상태였기 때문에 행사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홍 후보의 승리가 결정되자 김 후보 진영의 지지자 일부가 “태극기 민심을 왜곡한 조작이다” “후보를 김진표로 번복하라”고 고함을 지르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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