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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참교육”vs“불법·빨갱이”… 전교조 28년의 역사

입력 : 2017-04-01 09:00:00 수정 : 2017-04-01 11: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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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임 교사의 휴직 문제를 놓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경남도교육청이 강원과 서울에 이어 전국 세번째로 전교조 전임자의 휴직을 허가하기로 하면서 교육부의 대응에 관심이 모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권취소 사전 단계로 허가 취소 공문을 보내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직권취소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법적으로 노조지위를 상실했기 때문에 전임 교사의 휴직을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교조 전임자가 있는 시·도교육청들은 오는 5월 치러질 ‘장미 대선’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만큼 전교조의 법적지위가 회복될 것이란 판단 아래 잇따라 전교조 전임자의 휴직을 허가하고 있다.

전교조는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2013년부터 법외노조가 됐다. 고용노동부는 당시 전교조 조합원 중 해직교사 9명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규정했다. 법외노조가 된 뒤에도 전교조는 ‘참교육’을 기치로 내걸고 세월호 참사와 역사교과서 국정화 파동,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 한국 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에 목소리를 내 왔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2015년 5월 2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해직교사의 전교조 조합원 자격을 제한한 교원노조법 규정이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오자 만세를 부르고 있다.
남제현 기자

그동안 전교조를 향해 ‘빨갱이’나 ‘종북세력’이라는 등 비난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교육부는 언제나 전교조 명칭 앞에 ‘소위’를 붙여 비하한다. 보수 언론과 단체들은 연일 전교조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대선주자 TV토론회에서는 “전교조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논란이 분분한 전교조가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결성됐는지를 시대 순으로 정리해봤다.

◆뿌리부터 결성까지 ‘험로’만 걸어

전교조의 뿌리는 1960년 4.19 혁명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에 교사 1500여명이 우리나라 최초의 교원노조를 결성했지만, 5.16 군사쿠데타 이후 이들 대부분이 구속되거나 해직됐다. 이어진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는 학교가 반공 이데올로기의 최전선이 되면서 교사들이 노조를 결성할 엄두를 못 냈다.

군사정권 말기인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계기로 교원노조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전국의 교사들이 광주에 모여 ‘민주교육 추진 전국 교사협의회’(전교협)를 결성하고 9월에 창립식을 가졌다.

전교협 소속 교사들을 주축으로 1989년 5월28일 전교조가 정식 출범했다. 이들은 ‘죽은 교육이 아닌 살아 있는 교육’, ‘촌지 거부’ 등을 내세우며 스스로를 노동자로 규정했다. 그러나 정부는 출범 즉시 전교조를 불법 단체로 간주하며 일선 학교 교사들에게 탈퇴하지 않으면 즉각 해임하겠다는 엄포와 함께 탈퇴 각서를 배포했다. 전교조 교사 1527명은 탈퇴 각서 작성을 거부해 전부 파면 또는 해임됐다.

당시 문교부가 내려보낸 공문의 내용 중 ‘전교조 식별법’은 한 때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교조 식별법에는 △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과 상담을 자주 하는 교사 △지나치게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 △아이들의 자율성, 창의성을 높이려는 교사 등 오늘날 관점으로 봤을 때 오히려 교사들에게 적극 권장할만한 내용들이 담겼다.

◆정권 따라 달라진 합법·불법 꼬리표

김영삼정부는 전교조 해직 교사들에게 전교조 탈퇴를 조건으로 복직시켜주겠다고 제안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추진하던 김영삼정부는 OECD 이사회가 한국 교원의 단결권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이처럼 전교조 해직 교사들을 회유해야 했다.

전교조 합법화는 김대중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처음으로 논의됐다. 김대중정부가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설치한 ‘노사정위원회’에서 전교조 합법화가 논의됐고, 교원노조법이 1999년 1월6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같은해 7월1일 전교조는 합법노조 지위를 얻었다. 당시 6만2654명이던 전교조 조합원 수는 합법화 이후 9만여명까지 늘었다.

노무현정부에서 사립학교법개정 등을 이끌어낸 전교조는 이명박정부가 들어서자 다시 위기를 맞이한다. 2010년 고용노동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전교조 규약을 개정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두 차례에 걸친 시정명령에 전교조가 불응하자 결국 고용노동부는 2013년 10월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1999년 전교조 합법화 이후 14년 만에 법적 지위를 잃게 된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법외노조’ 통보를 한 2013년 10월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사무실 출입문에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통보’라는 제목의 고용부 장관 명의 공문이 부착돼 있다.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는 단체협약체결권을 상실하고 노동조합이라는 명칭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전교조는 고용노동부가 문제시 한 해직교사 9명이 사학재단과의 마찰이나 법원 유죄판결로 학교를 떠난 이들이라며 법외노조 통보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1, 2심에서 모두 패소해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변성호 위원장(왼쪽)을 비롯한 전교조 전 지도부가 2015년 5월 28일 해직 교사의 조합원 자격을 제한한 교원노조법 규정이 합헌이라는 결정이 내려진 뒤 굳은 표정으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재판정을 나서고 있다.
남제현 기자

◆조합원수 급감에… 일부 세력 이탈도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 이후 조합원 이탈 가속화와 조합원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5년 9만명이 넘었던 전교조 조합원 수는 2015년 6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학교로 복귀하지 않은 전교조 교사 대부분이 직권면직되면서 규모에선 차이가 나지만 1989년 이후 처음으로 대량 해직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말엔 전교조에 비판적인 세력이 갈라져 나와 독자적인 교원노조를 결성하기도 했다. 전교조 참교육 실장 등을 지낸 천희완 대영고 교사를 위원장으로 한 서울교사노조는 지난해 12월8일 출범식을 열었다. 서울교사노조는 창립선언문에서 “교원의 노동조합은 학교 현장에서 멀어져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안 없는 비판 중심의 투쟁으로 시대의 흐름에 뒤처져 교육발전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전교조를 비판했다.

전교조는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강경 투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3일에는 정부세종청사 교육부를 찾아가 전교조 탄압과 전임 불인정 외압 행사와 관련해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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