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선 출사표 "통합정부 만들 것"

"文·민주당 능력으론 위기 극복 못해"/ 친박·친문 제외한 연정 형태 내세워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가 5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개헌, 국회 의석 180석 이상이 연합한 ‘통합정부’를 통해 국가적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특히 탈당의 결정적 원인이 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향해 독설을 쏟아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연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적폐 중의 적폐”라며 2020년 개헌 투표를 위한 대통령 임기단축을 제안했다. 또 여소야대 ‘식물국회’ 타파를 위해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 세력을 제외한 연정 형태의 통합정부를 내세웠다. 이날 회견에는 민주당 최운열·김성수 의원과 박수현 전 의원,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회견, 기자간담회, 오찬 등에서 문 후보와 민주당의 능력이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에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문 후보가 지난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3D 프린터’를 ‘삼디프린터’로 말한 것을 두고 “실수로 잘못 읽었다고 하기엔 너무도 심각한 결함”이라며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와 민주당의 ‘정권교체론’을 두고는 “이미 망해서 과거가 된 정권을 두고 정권을 교체하자는 집단이 판단력이 있는 사람들인가”라고 주장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문 후보와 민주당의 모호한 입장에 대해서도 “이제 와서 당론을 바꾸지도 정하지도 못한다. 별로 개념들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의 최근 ‘양념’ 발언을 두고는 “자기는 그런 걸(문자폭탄, 악성댓글) 안 당해봐서 모르겠지만, 그것을 양념이라 표현한 자체가 그 사람의 두뇌를 상상하기 힘들다”고 비난했다.

김 전 대표는 단일화 대신 자강론을 외치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도 “어떻게 집권할지도 모르면서 여하튼 혼자서 해보겠다고 한다”며 “국민을 속이는 수”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김 전 대표의 역할을 제3지대에서의 킹메이커, 페이스메이커 등으로 점치고 있다.

이동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