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본선 경쟁력으로 단일화해야, 바른정당은 증발할 운명"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는 바른정당에 대해 "내가 (대선후보로) 있을 때 안 들어오면 증발한다. 대선을 치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백기투항을 압박했다.

또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선 자신과 유승민 후보 단 2명만으로 여론조사하면 유승민 후보가 유리하게 나올수도 있지만 여타 대선후보 모두가 나서는 본선경쟁력에선 자신이 월등하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9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열고 "바른정당은 일부는 한국당으로, 일부는 국민의당으로, 일부는 잔류하며 3갈래로 갈라질 것"이라면서 증발론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하자는데 여론조사로 나하고 유승민이 붙으면 유승민이 압도적으로 이긴다"면서 "유승민이 이혜훈(의원)을 시켜 두어 번 (여론조사를) 해보니까 이기거든"이라고 물밑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논의가 오간 듯한 언급을 했다.

이어 "본선에 가면 지(유승민)가 2~3%밖에 안 된다"면서 "그러니까 후보들을 다 넣어서 본선 경쟁력으로 (단일화를)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한편 이혜훈 의원은 "(홍준표와 유승민 단일화) 여론조사를 한 적도 할 생각도 없었다"며 홍 후보 주장이 터무니 없다고 한 뒤  "대권을 꿈꾸는 홍 지사가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홍 후보는 "유승민 후보가 (옛 새누리당에서) 나간 것은 유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 다) 좌파 성향이 강하다"면서 "그분들(바른정당)이 우리 당에서 떨어져 나갔으면 우리 당(한국당)은 온건 보수"라고 했다.

홍 후보는 "이번 선거는 좌우 구도이고, 위장보수로 남아 있는 것은 쫙 갈라질(흩어질) 것"이라면서 바른정당을 위장보수라고 평가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양자구도를 형성한 것에 대해 홍 후보는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잡고(추격하고) 있는 것이 우리한테는 낫다. 이제 한 달 사이에 어떤 대변혁이 일어나는지 보라"고 했다.

홍 후보는 "저것(안 후보의 지지율)은 내가 다시 빼앗아 올 것이다. '안철수 뒤에 박지원(대표)이 있다' 이거면 된다"고 뜻대로 될 것임을 자신했다.

한편 홍 후보는 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 "김 전 대표와 만났다"면서 "우리와 나쁜 관계는 아니다. 그분을 모셔오는 게 대선 전략 중에 최선의 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선도의 '오우가'에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라고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우파도 아닌 것이 좌파도 아닌 것이', 그것을 봤기 때문에 그쪽(안 후보)으로는 못 간다"고 했다.

김 전 대표가 '킹메이커'가 아닌 직접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나, 안되지 않나"면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홍 후보는 경남지사직 사퇴 시점과 관련해 "오늘 늦게 사표를 내고, 내일 (선관위에) 통보를 할 것"이라면서 "사표를 내고 나면 내일부터 시작이다. 상주에서의 선거운동부터 본격적으로 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홍 후보는 "후보(저)는 포지티브만 하기로 했다. (네거티브는) 당에서 하기로 했다"면서 "나는 하다가 답답하면 한마디 할 것"이라며 가능한 막말을 자제할 뜻임을 알렸다.

한편 홍 후보는 "우리가 집권하면 강성 귀족노조를 절대 그대로 안 놔둔다. 전교조도 법대로 처리한다"면서 "절대 어정쩡한 그런 식으로 안 한다"고 강경 보수노선을 천명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