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은 일정이 촉박하다. 그래서 그런지 후보도 정당도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비전과 정책이 부실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나마 앞다퉈 내놓은 정책 공약도 구호만 요란하고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장밋빛 공약이 태반이다. 문 후보는 어제 ‘도시재생 뉴딜 사업’ 정책을 발표했고, 안 후보는 대탕평 인사 정책을 제시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학입시 논술과 외고·자사고 폐지 등의 교육공약을 공개했다. 그러나 완성된 공약집을 내놓은 후보는 아직 한 명도 없다. 지난 18대 대선 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이 바라는 공약들을 담은 ‘유권자 희망공약 모음집’을 만들어 후보와 정당들에 전달했으나 이번에는 그마저도 없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영호남 지역대결 구도가 옅어졌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후보에게 몰표를 몰아주던 대구·경북(TK) 표가 분산되고 있다. 민주당 텃밭이었던 호남 표는 문·안 두 후보에게 양분되고 있다. 한국 정치문화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개선할 좋은 기회다. 후보들은 지역주의와 네거티브 등에 기댄 구태의연한 선거운동을 지양해야 한다. 이번 주부터 후보 토론회가 시작된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으로 경쟁해야 한다.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은 국민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비전으론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국내외 상황은 칼날 위에 선 것처럼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하다. 새 리더십 선택을 앞둔 유권자도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 나라의 운명이 앞으로 나갈지, 과거로 후퇴할지는 유권자 선택에 달렸다. 후보들이 쏟아내는 흑색선전과 사탕발림에 혹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을 책임질 자질과 역량이 있는 적임자를 두 눈 크게 뜨고 가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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