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방한은 우리 정부와의 협의보다 대선후보와의 만남에 방점이 찍혀 있다. 4박5일 일정의 방한 첫날 형식적인 협의를 한 것에서 그런 의도는 훤히 드러난다. 우 대표는 오늘 문재인 대선캠프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안철수·유승민 후보, 기업 관계자를 만난다. 대선후보들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고, 사드 반대를 압박하는 행보다. 지난해 12월 방한한 천하이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의 행보와 똑같다.
이런 무례가 없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사드 보복 철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음에도 정치권과 대기업을 휘젓고 다니면서 사드 반대를 설득하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외교적인 결례다. 하지만 정작 반성해야 할 쪽은 우리다. 북한의 핵 공격 위협과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아직도 사드 반대를 외치는 정치인이 한둘이 아니니 중국 인사가 휘젓고 다니는 것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그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칼빈슨호 항모전단은 항로를 바꿔 우리나라로 향하고 있다. 미 3개 항모전단이 한반도 주변에 집결하기는 전례 없는 일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도 북한에 경고하고 나섰다.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은 미국의 군사적 모험을 부를 것”이라며 “북한은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선후보와 정치권은 국가안보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후보는 아직도 “사드는 차기 정부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애매모호한 말만 한다. 이런 식이니 어찌 중국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사드 배치가 움직일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못박고, 중국에 경고를 보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중국의 치졸한 보복 의지를 꺾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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