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후보는 어제 도지사 퇴임식에서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따른) 300억원 대 혈세 낭비와 혼란이 있게 되고, 도민들은 제대로 검증도 못해 보고 도지사나 시장군수를 뽑아야 한다”며 늑장 사퇴의 이유를 설명했다. “도정은 세팅이 다 되어 있기 때문에 권한대행체제로 가도 도정공백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일견 납득이 가는 점이 없지 않지만 꼼수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홍 후보의 ‘3분 전 사퇴’는 현행 법 위반이 아닐지라도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그의 지연 사퇴로 다른 국민이 경남지사 후보로 나설 수 있는 피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홍 후보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면서 사퇴한 뒤 대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그런 홍 후보가 다른 사람의 도지사 출마를 막았으니 곱게 비쳐질 리 없다.
경남도는 홍 후보의 지사직 사퇴로 내년 6월 지방선거 때까지 행정부지사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홍 후보가 경남지사 보궐선거로 혈세 낭비가 걱정된다면 진즉 대선후보 경선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그는 성완종 뇌물 리스트로 재판을 받고 있는 형사피의자 신분이다. 스스로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처지라는 뜻이다. 한밤중에 벼락치기로 사퇴서를 제출하는 장면은 한 편의 블랙 코미디다. 그런 행위를 하고도 국민의 지지를 받기를 바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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