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월 위기설 근거 없다”
대선후보 안보공약 오락가락 북한이 어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를 열었다. 뒤이은 김일성 105회 생일(15일), 북한군 창건기념일(25일)을 계기로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대응도 심상치 않다.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을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시킨 데 이어 대북 군사력 사용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그제 “김정은 이후에 누가 자리를 잇게 될지 관심사”라며 “그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계획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호주 언론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 미국이 이를 격추할 준비가 돼 있음을 동맹국들에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은 “서울은 불바다가 될지도 모른다”며 한국 내 일본인 구출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지금 한반도 정세가 엄중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사설정보지 등을 통해 ‘4월 북폭설(北爆說)’, ‘김정은 망명설’ 등 가짜뉴스가 판치면서 실체가 불분명한 ‘4월 한반도 위기설’이 확산되고 국민 불안감만 키우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외교부는 4월 한반도 위기설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못 박았다. 금융감독원은 긴급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주식시장에서 근거 없는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행위에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안보가 중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유력 대선주자들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에 관한 기존 입장을 ‘우클릭’하고 있다. 안보 분야에서 안정감을 보여 보수·중도층을 끌어안으려는 포석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어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핵 도발을 계속하고 고도화해 나간다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했다.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에서 발을 빼고 사드 배치 수용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페이스북에 “집권하게 되면 빠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안보위기를 돌파하고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주 사드 배치 수용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박지원 대표가 안 후보의 사드 반대 당론 수정 요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동맹국인 미국과 공조해야 한다고 중국을 설득하겠다”며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안보 문제를 등한시하던 대선후보들이 안보에 관심을 가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나라의 운명이 걸린 안보만큼은 언행이 오락가락해선 곤란하다. 국가를 이끌겠다는 정치지도자라면 안보문제에 정략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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