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12일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하고 지금까지 수사 상황을 다시 점검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0시10분쯤 우 전 수석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뒤 처음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영장을 기각하며 밝힌 이유는 ‘혐의 내용에 관하여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아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혐의 소명이 불충분하고 증거인멸·도주 우려도 크지 않다는 뜻이다.

그 때문에 검찰이 결국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검찰은 이날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65) 전 대통령을 상대로 5차 옥중조사를 실시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때 우 전 수석도 한꺼번에 불구속 기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검찰은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하는 경우 검찰개혁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검사 출신으로 청와대 입성 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지난해 의경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에도 법무부·대검찰청 지휘부와 수시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상태다. 국민들의 뇌리에 우 전 수석은 ‘권·검 유착’의 상징으로 자리잡은지 이미 오래다.
유력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검찰개혁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검찰이 우 전 수석을 구속하지 못하면 “이번 기회에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나올 수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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