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 경제공약의 핵심은 대규모 재정투자를 통한 ‘큰 정부’로 경제를 회생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 확대에 따른 나랏빚도 생각해야 한다. 국가부채가 지난해 말 1400조원을 넘어섰다. 한 해 수십조원씩 부채가 늘어나는 마당에 공공부문에서 엄청난 일자리를 만든다면 과연 재정이 버틸 수 있겠는가. 문 후보가 제시한 징벌적 손해배상소송제, 집단소송제 도입 공약이나 조건부 증세안 등은 기업의 투자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어제 발표한 10대 공약에서 ‘좋은 성장, 좋은 일자리’를 경제 분야 주제로 내세웠다. 교육혁명·과학기술혁명·창업혁명으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근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경유착·불공정거래 근절, 임금격차·고용불안 없는 미래 일자리 창출 등이 골자다. 안 후보는 그제 중소기업중앙회 강연에선 중소·벤처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대기업의 60% 수준인 중소기업 청년 임금을 80% 수준으로 5년간 한시적으로 정부가 보조하는 내용의 공약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나라 곳간을 쌈짓돈으로 생각하는 발상은 문 후보와 다르지 않다.
두 후보의 경제공약에선 치열한 문제의식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각각 ‘747’(7% 경제성장·4만달러 국민소득·7대 경제강국), ‘474’(4% 잠재성장률·70% 고용률·4만달러 국민소득)라는 거창한 공약으로 유권자들을 현혹해놓고 초라한 경제 성적표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이런 것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다. 무책임한 숫자놀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제 현황을 치밀하게 분석한 뒤 실현 가능성 있는 정책구상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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