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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지난해 민주당·국민의당이 공동으로 발의한 공수처 법안이 계류돼 있다. 법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입법·행정·사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독립기구로 공수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수처는 20명 이내의 특별검사와 이들 검사를 보조할 인력으로 구성되며 수사 대상은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의 수뢰, 직권남용, 직무 관련 횡령·배임, 알선수재 등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공수처가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 모두를 갖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기존의 검찰과 똑같은 권한을 갖는 수사기관을 하나 더 창설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권력기관’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권력기관을 창설하는 것은 권력기관의 총량만 증가시키는 ‘옥상옥’에 불과하다”며 “사정기관 상호 간 주도권 다툼도 예상되며 인력·장비의 중복 등에 따른 국민 혈세 낭비가 불가피해진다”고 지적했다.

2009년 부도 위기에 처한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과정에서 빚어진 부패 의혹과 관련해 KPK가 경찰 고위간부에 대한 수사 계획을 밝혔다. 그러자 경찰은 KPK 위원장을 살인교사, 부위원장을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 경찰은 “KPK가 범죄 혐의 피의자에 대한 출국금지 처분을 남발하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충돌로 KPK는 한동안 제대로 된 업무 처리가 불가능해졌다.
2012년에도 KPK가 경찰 고위간부의 뇌물수수 단서를 잡고 해당 경찰서를 압수수색하자 경찰이 KPK 팀장급 간부의 비위 의혹을 들어 수사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해당 간부는 8년 전에 총기 관련 사고를 일으켰는데 경찰이 자기네 조직에 대한 수사를 빌미로 그동안 덮어왔던 사건 수사를 재개한 것이다. 경찰은 보복 조치 일환으로 KPK에서 파견근무를 하던 경찰관을 전부 복귀시켜 KPK의 업무를 마비시켰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에도 KPK가 신임 경찰청장 후보자를 비리 수사 대상으로 지목하며 두 조직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경찰은 KPK 부위원장을 위증 혐의로 체포하는 한편 위원장의 여권법 위반 혐의 수사에도 착수했다. 갈등의 골 심화로 수사기관 본연의 업무조차 수행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결국 대통령이 나서 KPK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교체했다.

이는 수사단서 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조직 생존을 위한 가시적 성과 도출에만 급급하다보니 미행 등 함정수사까지 서슴지 않은 데 따른 부작용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고위공직자 비리는 기업 등이 관련된 경제범죄 수사에서 단서가 확보되는 것이 보통인데 공수처는 기업범죄 수사권이 없어 독자적 비리 적발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국회에 계류된 법안대로 공수처가 만들어지면 고위공직자 등을 표적으로 삼는 비정상적 사찰기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5명의 주요 대선 후보 가운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공수처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홍 후보는 “(공수처 신설은) 새 검찰청 하나 더 만드는 것인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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