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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장애인의 날] "모의투표 체험하면 뭐하나요? 승강기가 없는데"

입력 : 2017-04-20 06:00:00 수정 : 2017-04-20 15: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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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투표권 행사, '현실 장벽' 여전히 높다
20일은 제37회 '장애인의 날'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처우를 개선하자는 취지의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인데요.
사회 구성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우리 주변에 장래로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장애인들이 특혜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비장애인과 동일한 조건에서 활동하고 싶을 뿐입니다.
다음달 9일로 대통령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증 장애인들에게 여전히 투표권 행사는 '높은 장벽'인 게 현실입니다. 투표소까지 가려면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보통 1~2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설령 투표소까지 무사히 도착한다고 해도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실제 지난 대선이나 지방선거 등을 봐도 투표소가 1층이 아닌 곳이 많았고, 승강기가 없는 곳도 부지기수였으며, 장애인 전용 화장실 등 편의제공 역시 미흡했던 게 사실입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장차법)은 장애인의 평등권을 보장하고, 사회 참여를 실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제정됐는데요. 이번 대선에서는 장애인 유권자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장애인들의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장차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차별이나 인권침해 진정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 행위는 점차 늘고 있는 형국이다.

20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장차법이 시행된 2008년 4월11일부터 지난해까지 인권위에 접수된 장애와 관련된 진정 건수는 2만8115건이다.

특히 이중 차별 진정은 1만320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지체 장애가 3403건(33%)으로 가장 많았다.

◆10년간 장애인 차별, 인권 침해 되레 증가

다음으로 시각장애 2294건(22.2%), 발달 장애 1290건(12.5%), 청각장애 1137건(11%), 뇌병변장애 741건(7.2%), 언어·정신·내부기관장애·안면장애 등 기타 장애 유형 976건(9.5%) 등이 뒤따랐다.

차별영역별로는 재화·용역 관련 사건이 6081건(58.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괴롭힘(1175건·11.4%), 교육(1025건·9.9%), 고용(632건·6.1%), 사법행정 및 참정권(521건·5.0%)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장애인유권자 참정권 보장을 위한 정책간담회 참석자가 장애인 전용 기표 용구로 모의 투표를 하고 있다.
정신장애인(정신보건시설) 관련 인권침해 진정도 꾸준히 늘어나 총 1만7795건이 제기됐다. 실제 인권위에 접수된 정신보건시설 내 인권침해 진정사건 수를 보면 2011년 1337건에서 2012년 1805건, 2013년 2144건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장애인의 사회적 참여가 늘고 권리 의식이 높아지면서 장애인의 인권 증진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인권위는 "현행 장차법은 제정 이후 여러 차례 개정됐으나 여전히 장애인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애인권리협약상 권리의 완전한 이행을 위한 법·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파른 경사로, 부족한 장애인 전용시설…투표소 접근 어려워

가파른 경사로, 부족한 장애인 승강기/화장실 등 여전히 장애인들이 투표소에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경기 수원시는 다음달 9일 대선을 앞두고 공공기관을 제외한 일반건물 투표소 20곳을 대상으로 장애인 투표권 보장을 위한 인권영향평가를 시행했다.

그 결과 시 투표소 일부가 장애인이 혼자 접근하기 힘들어 시설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원시인권센터 직원, 수원시인권위원회 위원, 수원시장애인유권자연대 장애인 등 12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지난 5∼12일 버스정류장에서 투표소까지 이동 경로, 투표소의 경사로와 장애인 화장실·승강기 설치 여부를 꼼꼼하게 살폈다.

평가단에 따르면 한 경로당은 건물 진입 경사로 앞 보도블록이 패어 있고, 배수구까지 있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동하기가 어려웠다. 경사로도 가파른 데다 건물 안에 장애인 화장실도 없었다.

지난 총선 투표소 풍경. 휠체어를 탄 한 장애인이 유권자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평가단은 "투표소마다 자원봉사자를 2명씩 추가로 배치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투표소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며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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