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치학회에 따르면 사회·여성·문화·교육 부분에서 박 전 대통령이 18대 대선에서 제시한 모호한 공약이 해당 분야 전체 공약 중 37.9%에 해당하는 2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8대 대선 때 경쟁했던 문재인 후보의 19개(32.2%)보다 많고, 17대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9개(31.0%), 정동영 후보의 8개(28.6%)보다도 많은 것이다.
정치학회는 공약의 방향과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치, 법안, 수단 등을 제시하는 경우 ‘구체적인 공약’, 공약의 방향만을 제시하거나 구체적인 수치와 수단이 없을 경우 ‘모호한 공약’으로 구분했다.
박 전 대통령의 모호한 공약으로는 교과서 완결 학습 체제 구축, 고졸 취업중심 교육체제 강화, 인성교육 우선 수업 강화,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 대학입시 간소화, 지방대학 발전사업 추진, 돌봄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 문화복지 전문인력 양성, 스포츠 산업 육성, 지역 특화된 지방 문화예술도시 개발 등이 꼽혔다. 재정 대책을 세우지 않아 정권 내내 큰 혼란을 빚었던 ‘보육대란’ 등이 이미 예고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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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이던 2012년 11월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경제 민주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공약의 차별성 측면에서는 각 후보별로 다른 후보와 명확한 차이를 보인 공약이 절반도 안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학회는 한 후보에게만 있는 공약이거나 공약의 기본 방향이 다른 경우 ‘명확한 차이’, 공약의 기본 방향은 같지만 수단이 다른 경우 ‘근소한 차이’, 공약의 기본방향과 수단에서 차이를 파악하기 힘든 경우 ‘차이 없음’으로 구분했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해당 분야 공약 58개 중 명확한 차이를 보인 공약은 25개(43.1%), 근소한 차이를 보인 공약은 22개(37.9%), 차이가 없는 공약은 11개(19.0%)였다. 문 후보의 공약 59개 중 명확한 차이를 보인 공약은 26개(44.1%), 근소한 차이를 보인 공약은 22개(37.3%), 차이가 없는 공약은 11개(18.6%)였다.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제시한 공약은 고교 무상교육 실시, 교원 행정업무 경감, 학급당 학생 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수준으로 개선, 특수교사 확충, 지역인재채용 할당제 의무화,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제공, 성폭력 피해자 보호 강화, 문화기본법 제정, 재외국민 보호·지원 강화 등이다.
17대 대선에서 이 후보의 해당 분야 공약 29개 중 명확한 차이를 보인 공약은 14개(48.2%)였고, 정 후보의 경우 공약 28개 중 13개(46.4%)가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사회·여성·문화·교육 부분 공약 미이행률은 21.1%(175개 중 37개)로 이 전 대통령의 17.8%(135개 중 24개)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구체적으로 다문화·한부모가족 공약 이행률이 88.9%로 가장 높았고, 여성·육아공약(76.7%), 치안·안전 공약(72.0%), 교육 공약(65.6%), 문화 공약(59.5%) 순으로 나타났다.
이행되지 않은 대표적인 공약은 0∼5세 보육 및 육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 남북문화교류 확대 등이다.
참고서가 필요 없는 ‘교과서 완결 학습 체제 구축’ 공약, ‘예술인 창작안전망 구축 및 문화예술단체 지원 강화’ 공약의 경우 예산 증액 등이 이뤄졌지만 한국사 국정교과서 문제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제로 미이행으로 분류했다고 정치학회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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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문화예술공원으로 가을소풍을 떠난 한 어린이집 원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친환경 정부’를 표방했던 이 전 대통령의 환경 공약 상당수는 반환경적인 공약인 것으로 평가됐다. 불합리한 일회용품 사용규제 완화 및 자율화, 한반도대운하 등 신수송수단의 온실가스 감축효과 적극 활용 등의 공약이 이에 해당된다.
공약 이행률은 정부, 언론과 시민단체 등을 통해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법률·시행령 제정 여부, 관련 시설 확충, 예산 확보 등을 중심으로 분석됐다. 정치학회는 “정책의 질적 성과보다는 양적 산출에 기반을 둬, 국민이나 실무자들이 평가하는 것보다 공약이행률이 다소 높게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별기획취재팀=김용출·백소용·이우중·임국정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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