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치학회(회장 진영재 연세대 교수)가 지난 17, 18대 대선 당시 후보들의 정책 공약 및 이행 여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발표했던 수많은 정책 공약의 상당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국민 약속인 공약의 이행 무산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대선에서도 5당 대선 후보들은 ‘표’를 겨냥해 많은 정책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 이행될 수 있는지, 재원은 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정치학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 17, 18대 대선 후보들의 정책공약 및 이행 여부를 △외교·안보·남북 △정치 △경제·복지 △사회·여성·문화·교육 4개 분야로 나눠 분석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경쟁한 이명박, 정동영 후보와 2012년 18대 대선에서 경쟁한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모든 정책공약을 분야별로 비교·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분야에선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지만 청년실업률이 9%대로 치솟고 산업구조의 불균형도 심화하는 등 경제지표상의 성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됐다. 대선 당시 제1공약으로 내세운 경제민주화 공약도 기조와 내용이 지속적으로 변화·축소되면서 논쟁이 이어졌고 결국 19대 대선에서 다시 다뤄지고 있다.
정치학회는 ‘선거제도 개혁’, ‘대통령 권한 제한’ 등을 내세운 정치 관련 분야에서도 이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사실상 국민 신뢰를 저버렸다”고 혹평했다.
사회·여성·문화·교육 분야의 공약 미이행률은 21.1%(175개 중 37개)로 이 전 대통령의 17.8%(135개 중 24개)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0∼5세 보육 및 육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이나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 ‘남북문화교류 확대’ 등은 거의 이행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10대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던 ‘문화 융성’ 정책 및 예산은 최순실 세력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이번 정치학회의 대선공약 분석을 주도한 정회옥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지난 대선에서 후보별로 비슷한 공약이 많았는데, 차별성이 없다는 건 어떻게 보면 후보자들이 보여주기식 공약을 내놨다는 뜻일 수도 있다”며 이번 대선 후보들의 정책공약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취재팀=김용출·백소용·이우중·임국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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