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둘 다 사회보험이 아닌 100% 세금을 기반으로 고안된 제도다. 그러나 실제 집행에 필요한 예산 규모는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 차이는 투표권 행사 여부와 밀접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때마다 각 당과 후보들이 노인 유권자를 노린 선심성 공약을 앞다퉈 내놓은 배경이다.
역대 대선에서도 그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주는 기초연금 공약을 비롯해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65세 이상 노인 틀니·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노인 일자리 연간 5만개씩 창출 등을 내걸었다.
하지만 마땅한 재원 없이 풀어 놓은 공약이 제대로 지켜질 리가 없었다. 기초연금은 대상을 모든 노인에서 소득하위 70%로 좁혔고 국민연금과 연계해 일부에게 적은 돈을 주는 감액제도를 도입했다. 또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준 뒤 이들에게 지급하는 기초생계비를 연금 액수만큼 깎으며 ‘줬다 뺏는 돈’이라는 원성을 샀다.
암·심혈관·뇌혈관·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대폭 후퇴했다. 선거 때는 건보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항목을 모두 보험으로 보장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집권 후 상당 수 비급여 항목이 제외됐다. 상급병실료 부담은 완화됐으나 일부 항암제는 여전히 건보 적용이 안 되고 있다. 간호인력 확충 또한 부진해 간병비 부담도 여전히 높은 상태다. 70세 이상이 대상이었던 틀니·임플란트 건보 적용은 지난해부터 65세 이하로 연령이 낮춰졌다.
현재 대선후보들도 대동소이한 노인 공약을 내걸고 있다. 틀니·임플란트 적용 대상은 본인부담률을 줄여주기로 했고, 월 30만원 수준의 기초연금 지급도 공통으로 내걸었다. 세대별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노인층의 지지표를 어떻게든 끌어모으겠다는 계산에서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20대와 30대 연령층에서 박 전 대통령을 크게 앞서고도 선거에서 패배했다. 박 전 대통령이 유권자 수가 더 많은 50, 60대 연령대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연령대별 유권자 규모는 20대 675만명, 30대 753만명, 40대 879만명, 50대 842만명, 60대 이상 1112만명이다. 60대 이상은 유권자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투표율도 높다. 2012년 대선의 연령별 투표율은 60대 이상이 81%로 20대(69%)보다 12%포인트나 높았다. 30대는 70%, 40대 75%, 50대 82%였다.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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