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 단일화는 거의 모든 선거 때마다 제의됐고 이뤄진 경우도 있다.
이번 19대 대선에서도 바른정당이 후보 단일화 카드를 먼저 내 보였다.
바른정당은 지난 24일 오후 7시30분부터 25일 0시30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대선후보의 생각과 달리 자유한국당 홍준표-국민의당 안철후 후보와의 3자 후보 단일화를 사실상 제안했다.
후보 단일화 제안의 표면적 이유이자 가장 큰 명문은 '보수의 가치'를 최소한 지키려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는게 정치판의 설명이다.
![]() |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25일 새벽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유승민 후보는 TV토론에서 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3~4%선에 걸려 좀처럼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역구를 기반으로 한 바른정당 의원들은 이 상태로 대선에 가면 당 존재자체가 희미해 져 지지기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즉 대선에서 4,5위 성적표를 받아들면 4,5위 당이라는 이미지로 연결되는 것을 염려했다.
◇ '쩐의 전쟁'에 정당 부도 공포
대통령 선거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기에 막대한 인원, 물적 자원이 동원된다.
이 모든 것이 결국 비용, 즉 돈과 연결된다.
깨끗하고 돈 안들이는 선거정착에 노력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비용(제한액)을 509억9400만원에 잡은 것도 이를 감안했기 때문이다.
선거비용은 전국 총 인구수에 950원을 곱하고 선거비용 제한액 산정비율을 증감해 나온 금액이다.
각 당은 선관위 선거보조금과 비축된 당비, 후원금과 함께 빚을 내 선거를 치르고 있다.
◇ 400억원대 타 정당과 달리 바른정당 대선비용 100억원선, 확보실탄은 선거보조금 63억원이 대부분
바른정당이 어림잡고 있는 대선 비용은 100억원 선이다.
민주당, 한국당, 국민의당이 400억원대 선거비용을 계획한 것에 비해 턱없이 적다.
그 결과 광고를 줄이고 줄였고 선거홍보물도 8페이지짜리를 만드는데 그쳤다.
바른정당은 선거비용의 상당부분을 선관위가 나눠준 선거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선관위는 선거보조금 421억4249여만원을 의석수에 따라 6개 정당에 지급했다.
33석의 바른정당은 보조금의 15.1%인 63억4309만7640원을 받았다.
민주당(119석)은 123억5000여만원, 한국당(93석)은 119억8000여만원, 국민의당(39석)은 86억6000여만원을 받았다.
선거보조금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교섭단체를 구성한 4개 정당에 총액의 50%를 균등 배분한다.
5석 이상 20석 미만 의석 정당에는 총액의 5%,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갖고 있으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정당에는 총액의 2%가 각각 지급된다.
이 기준에 따라 배분하고 남은 잔여분 중 절반은 국회의원 의석수 비율로 배분하고, 나머지 절반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에 따라 배분해 지급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15%이상을 득표할 경우 법정 선거비를 모두 국비로 보전받을 수 있다.
득표율이 10~15%라면 절반만 돌려 받는다.
일종의 승자 독식 제도로 이에 따른 비판도 많았고 실제로 지난 2010년 헌법재판소에서 이 문제가 다뤄졌지만 후보난립 등을 막으려는 공적 목적이 더 크다며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판결 받았다.
25일 현재 여론조사 추이대로 이어진다면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선거비 전액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도 절반을 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단 한푼도 얻을 수 없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바른정당은 63억원의 선거보조금과 추가로 투입된 50억원 전후의 돈을 모두 날리게 된다. 이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돼 자칫 부도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만약 대선 레이스를 중도에서 포기한다면 그 기간만큼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
바른정당으로선 선거보조금만 사용한 채 빚을 얻지 않아도 된다.
정당도 살아 가려면 살림을 해야 하고 돈이 필요하다. 빚에 허덕이면 다음 일을 도모하기가 무척 힘들기에 '후보 단일화'라는 브레이크 장치를 슬쩍 꺼낸 것으로 보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