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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25일 새벽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회의실 문을 열고 나오다가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역대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 후 14대를 빼고 야당을 중심으로 매번 시도됐었다.
이번 대선과정에서도 단일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25일 새벽 마친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기로 결정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자신을 포함한 유승민 바른정당, 조원진 새누리당, 남재준 통일한국당 등 보수 진영 4명의 단일화를 공론화한 것이 그 실마리가 됐다.
다만 야권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던 역대 후보 단일화와는 정반대 양상을 띠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과거 대선에서는 야권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 논의가 이뤄졌다.
◆과거 대선 야권 후보 중심의 단일화 논의 이뤄져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후 6차례의 대선에서 1992년 치러진 14대를 제외하면 민주당 계열 정당을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 시도가 끊이지 않았다.
첫 시도는 1987년 13대 대선 때 등장했다. 군사독재를 마감하고 민주정권 탄생을 바라는 국민적 염원 속에 야권의 유력주자인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당시 단일화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결국 두 후보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따로따로 출마,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승리를 헌납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YS와 DJ가 각각 28.0%, 27.0%를 나눠 가진 덕분에 노 전 대통령은 역대 최소치인 36.6%의 득표율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후보 단일화가 결실을 이룬 것은 10년 뒤인 1997년 15대 대선이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를 이끌던 DJ와 김종필(JP) 자유민주연합 총재가 1997년 11월3일 대선 후보 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해 'DJP 연합'을 이뤘다.
호남과 충청, 진보와 보수가 손을 잡은 DJP 연합에 힘입어 DJ는 대통령에 당선됐고, JP는 국무총리에 오를 수 있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았던 제16대 대선 단일화 과정
그 직후인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다시 단일화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귀결됐다.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방선거 참패와 DJ 아들의 비리 등 악재로 지지율 추락을 면치 못하는 사이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한·일 월드컵 성공 개최를 계기로 주가를 끌어올리자 두 사람 간 단일화 논의가 시작됐다.
단일화 방식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 끝에 당시 노무현 후보 측이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하는 쪽으로 막판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2002년 11월24일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예상을 뒤엎고 노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노 후보는 대선 전날 밤 정 대표의 지지 철회로 위기를 맞았으나, 그럼에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문국현 창조한국당, 이인제 민주당 후보 사이에서 단일화 논의가 오갔다. 그러나 지지율 1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워낙 격차가 커 성사되지는 않았다.
직전 대선인 2012년 18대 대선은 야권이 후보를 단일화했음에도 패배한 첫 사례로 꼽힌다.
문재인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갈등을 겪다가 그해 11월23일 안 후보가 전격 사퇴하는 형식으로 단일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후보 간 합의가 아닌 한쪽의 포기로 이뤄진 당시의 단일화는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바른정당발' 단일화 제안…결과는?
역대 사례와 비교할 때 이번 '바른정당발' 단일화 제안은 2002년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사태를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다.
유승민 후보의 '독자 완주' 의지에도 단일화를 끈질기게 요구한 바른정당의 내부 움직임이 당시 상황과 닮아서다. 대선을 두달여 남긴 2002년 10월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15%대로 주저앉자 당내 반노(반노무현)·비노(비노무현) 의원들을 위주로 정몽준 의원과 단일화를 위한 후단협을 출범시켜 집단 탈당을 벌였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도 단일화가 성사될지, 또 만약 성사된다면 '해피엔딩'일지 아니면 '찻잔 속의 미풍'으로 그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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