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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분석-재정정책①]연일 쏟아지는 재정확대 공약

입력 : 2017-04-25 16:37:41 수정 : 2017-04-25 16: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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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인상·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 등 돈쓸 공약 '봇물'
구체적 재원마련 방안 허술…실현 가능성 낮아 空約 전락 우려
공약(公約)은 유권자들이 자신이 투표할 후보를 고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척도 중 하나다.  공약은 또 차기 정부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비전을 미리 제시한다는 점에서 구체적이어야 하고 실현에 필요한 재원조달 방안도 촘촘하게 마련돼야 한다.

19대 대통령선거를 불과 2주일 앞두고  각 대선 후보들이 첨예한 선거전을 펼치면서 다양한 공약들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각 후보들은 현재 복지, 일자리, 가계부채, 재벌개혁, 부동산, 4차 산업혁명 등 여러 분야에서 각자의 신념을 담은 공약들을 앞세워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각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수백조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도 엄정한 분석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모든 공약을 일목요연하게 다룬 공약집이 뒤늦게 나오는 바람에 후보자의 공약이 정확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선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복지 등 재정 확대는 모든 후보들의 공통사항이지만 가계부채 대책, 재벌개혁, 부동산 등에서는 후보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본지는 유권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총 6회에 걸쳐 각 대선 후보들의 공약 내용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분석해 본다. <편집자주>

대선 후보들의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재정 확대다. 각 후보들이 기초노령연금 인상,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및 건강보험 보장률 상향 등 복지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작 확대된 재정을 어떻게 떠받칠지, 그 재원 마련 방안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다. 때문에 벌써부터 지켜지지 않을  약속, 공약(空約)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복지·재정 확대에 집중하는 후보들 

인구 고령화, 출산율 급감, 청년 실업률 급증 등 각종 사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지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를 반영하듯 각 후보들은 복지를 전면에 내걸어 재정 확대를 약속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현재 월 20만원인 기초노령연금을 내년부터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치매 의료비의 90%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확립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40%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50%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학교 지킴이, 급식 도우미, 택배 등 정부 사업으로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를 올해 43만개에서 80만개로 늘리고 임금은 월 22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임기 내 기초노령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65세 이상 노인 대상으로 연 1500만원 미만의 의료비는 전액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고 그 이상은 70%를 지원할 방침이다. 70세 이상 고령층과 차상위 계층에게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료를 전액 지원한다. 현행 50%인 노인 임플란트 지원 비율은 90%로 높일 계획이다.

그밖에 ‘저소득층 희망사다리 장학제도’를 도입과 청년 일자리 제공 및 채무 특별감면 등의 조치도 약속했다.   다만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보편적 복지’에는 반대를 명확히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50%까지만 기초노령연금을 월 3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외래진료 노인 정액제를 정률제로 개편하고 노인 임플란트 본인부담금을 30%로 낮춘다. 더불어 75세 이상 노인 입원비는 줄이고 입원환자 간호서비스는 2020년까지 70%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 외 난임진료비 지원 2배 확대, 건강보험으로 산후조리 서비스 지원, 치매 가족 고통 완화 등을 내세웠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소득 하위 50% 노인에 대한 기초노령연금을 인상하고 국민연금은 최저연금액을 보장하되 단계적으로 최대 8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행 63%에서 80%로 높인다. 아울러 치매등급 기준을 완화하고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의 본인부담금을 줄이 계획이다. 특히 ‘최저생계비 부양의무자’ 기준은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기초노령연금을 30만원으로 인상하는 한편 인상률을 현재의 물가인상률이 아닌 국민연금 인상률에 연동시킬 계획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50%로, 건강보험 보장률은 80%로 끌어올린다. 동시에 입원진료비의 90%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한다. 0~15세 청소년은 100% 지원 대상이다.

아동수당에 관해서는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가 엇갈렸다.

문 후보는 0~5세에 월 10만원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금액을 높이는 방안을, 유 후보는 초중고등학생에 월 10만원씩 지급하는 안을 내세웠다. 심 후보는 0~11세에 대해 1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안 후보는 소득 하위 80%까지만 0~11세에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홍 후보는 소득 하위 50% 이하의 초중고등학생에 월 15만원 지급을 약속했다.

◇어설픈 재원 마련 방안…증세 여부는 ‘침묵’

이런 복지 공약에는 당연히 막대한 재정이 소요된다.

문 후보는 자신의 공약 이행에 5년간  총 178조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발표했다. 안 후보의 필요 예산은 204조원, 유 후보는 208조3487억원이었다.

심 후보는 총 550조원으로 후보들 중 소요 예산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다. 홍 후보는 구체적인 이행 예산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큰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일단 고소득자 과세 강화 및 자본소득 과세 확대,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을 내세웠다.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해서는 명목법인세도 올릴 방침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178조원의 예산을 마련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개인소득세 등에도 증세가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문 후보는 구체적인 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홍 후보는 아예 “법인세를 감세하겠다”고 발표해 재정 확대에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케 했다. 그는 “기업, 전문직 등의 탈세를 엄격히 적발해 세수를 확보하겠다”고만 전했다.

안 후보는 재정의 효율적인 운영과 조세 형평성 강화를 내밀었다. 우선적으로 재정의 효율성을 높여 복지 재원을 마련한 뒤 세율 누진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당기순이익 5000억원 이상인 기업의 실효세율이 16%인 반면 그 이하 기업은 18%”라면서 “누진제를 개선해 이익이 더 많은 기업일수록 세율이 더 높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중(中)부담 중(中)복지를 현재 18%인 조세부담률을 22%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평균 조세부담률은 26%다. 그는 “소득이 더 많은 사람, 재산을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내는 원칙을 확실하게 지키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안 후보나 유 후보 모두 200조가 넘는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방안이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심 후보는 유일하게 구체적인 증세안을 밝혔다. 그는 사회복지세 신설 등 조세개혁을 통해 70조원, 건강보험료 및 고용보험료 인상으로 20조원, 각종 사업 통폐합을 통한 재정개혁으로 12조원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대선 후보들이 내세우는 재원 조달 방안은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며 “단지 구호성 목소리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재원 마련 계획이 결여된 공약은 단순한 포퓰리즘성 공약일 뿐”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각 대선 후보들도 TV토론 등에서 상대방의 부실한 재원 마련 방안을 비판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무슨 돈으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릴 생각이냐”고 캐물었다. 문 후보는 “국민연금 보험료의 증가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전문가들이 모여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내겠다”고 두루뭉술한 답변만 내놨다.

유 후보는 안 후보에게도 “200조원이 넘는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계획이냐”고 질문했다. 안 후보 역시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은 채 “조세 형평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뜬 구름 잡는 이야기’만 반복할 뿐이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에게 “복지 공약은 굉장히 많은데 증세 계획은 전혀 없다”며 “실행할 자신이 없는 공약은 내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 해법은?

이미 1344조원을 넘어서 1400조원에 육박 중인 가계부채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재작년말 기준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9%로 OECD 35개 회원국 중 25개국의 평균치(129.2%)를 39.8%포인트나 상회했다.

이를 의식한 듯 대선 후보들의 금융 관련 공약은 특히 가계부채 문제에 집중됐다.

문 후보는 구체적인 가계부채 해법을 내놓았다. 그는 ‘가계부채 총량관리제’를 도입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소득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0%를 넘지 않게 관리할 계획이다.

이어 “부채 주도 성장정책을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전환하고 안심전환대출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심 후보도 ‘가계부채 총량관리제’ 도입에 찬성했다. 그는 또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상황에 맞게 40%까지 조정해야 한다“며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에도 DTI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DTI 등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와 홍 후보는 “준비 중”이라며 아직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최 교수는 문 후보의 ‘가계부채 총량관리제’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며 “총량관리제를 도입하면 부채의 질만 나빠진다”고 꼬집었다. 그는 “가계소득이 악화된 상태라 LTV 및 DTI 강화도 실효적인 대책이 되기 힘들다”고 고개를 저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대출수요가 실존하는 상황에서 은행권만 제약해봤자 제2금융권으로 대출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다”며 가계부채 총량을 억누르려는 발상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 그는 “저신용자 및 저소득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민금융 지원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경제 안정화를 위해 LTV 및 DTI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밖에 금융 관련 공약에서 문 후보와 심 후보의 공통적으로 대부업체 금리상한을 20%까지 인하할 뜻을 내비쳤다. 또 소상공인 수수료율 우대, 주택담보대출의 유한책임대출화, 소멸시효 완성 채권의 매각 및 부활금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및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이해상충 방지 등에도 같은 입장을 표했다.

특히 문 후보의 "특수고용직에 노동 3권 보장"은 금융권에서 보험설계사 및 카드모집인과 직결된다. 다만 이에 대해 보험업계과 카드업계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공약"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자칫 특수고용직의 처우를 개선하긴 커녕 실직자만 대거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 후보는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금융감독체계 마련을 공언했다. 복합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 평가 시스템을 시행하고 그룹 전체의 위험관리와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시스템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금융권을 뜨겁게 달군 성과연봉제에 관해 문 후보와 심 후보는 일찌감치 성과연봉제 폐지를 선언했다.

안 후보는 성과연봉제 퇴출보다 개선하자는 입장이다. 그는 “합리적인 인사 평가 제도와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선 후보들의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이 너무 부실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윤미 C&I소비자연구소 대표는 “금융소비자 정책을 제대로 마련한 후보는 심 후보뿐”이라며 “그 외 후보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주형연 기자 jhy@ segye. 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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