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이보세요" VS 洪 "버릇없이 말한다" 날선 감정 대립 '일촉즉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TV 토론에서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고성이 오가는 말다툼을 벌여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홍 후보 간 갈등은 25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JTBC와 중앙일보, 한국정치학회 주최 네번째 TV 토론 중 홍 후보의 주도권 토론에서 불거졌다.
 
홍 후보가 문 후보를 대상자로 정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박연차 게이트 의혹에 대해 공격하는 과정에서 두 후보의 감정이 격화했다. 

사진-JTBC 대선토론 방송화면 캡쳐

홍 후보는 “당시 수사기록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박연차에게 주라고 해서 640만달러를 가족이 받았다”고 주장하자, 이에 문 후보는 “이보세요, 제가 당시 입회했던 변호사이다. 거짓말을 한다”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홍 후보가 “‘이보세요’라니 말을 왜 이렇게 버릇없이 하느냐”며 버럭 화를 냈다. 이에 사회자로 나선 JTBC 사장 손석희 앵커가 개입해 두 후보는 대화를 잠시 중단시켰다.

손 앵커는 “정책 검증에 관한 토론을 해달라고 했다”고 홍 후보에게 네거티브 논쟁을 그쳐줄 것을 간접 주문했으나 홍 후보는 “사법정책에 관한 문제이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손 앵커가 “이런 문제는 두번째 검증에서 해도 된다”며 다시 한번 말렸다. 

그럼에도 다시 주도권 토론에 나선 홍 후보는 “문 후보는 점잖은 분인지 알았는데, 저번에 두번이나 협박을 하더니 송민순씨도 고소하고, 국민을 상대로 고소하고 불리하면 협박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고 나무랐다. 이어 “노 대통령이 아니라 가족이 받으면 뇌물이 안 되느냐”며 “대통령을 보고 준 것”이라고 다시 한번 뇌물임을 주장했다. 

이에 문 후보는 “노 대통령이 관련됐다는 증거를 검찰이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도, (홍 후보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홍 후보와 토론하다가 보면 기본적으로 사실관계를 흐려놓고는 질문한다”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홍 후보는 “저도 고발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며 비꼬았고, 문 후보는 “돌아가신 고인 대통령을 욕을 보이느냐”고 대꾸했다. 홍 후보도 지지 않고 “욕 보이는 건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에 손 앵커가 재개입하며 둘을 떼놨지만 이번에는 문 후보가 공세에 들어갔다. 그는 “홍 후보는 온 국민이 가본 노 대통령의 사저도 ‘아방궁’이라고 말했고, 경남지사 당선 후 봉하를 참배해 노 대통령을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말한 적 있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 역시 “아방궁이라는 말은 그 집 주위에 들어간 세금이 1000억원이 들어갔다는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안승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