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까지만 해도 김씨는 친구들과 “쟤들도 수학여행 가던 중이었나 보다”, “큰일 날 뻔했다”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았다. 이것이 세월호 참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수학여행 첫날 일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시간이었다. 세월호 참사와 그 이후를 보며 김씨의 시각도 달라졌다고 했다. 매체를 통해 접하는 정치권의 태도는 절망적이었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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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동대문구에서 만난 김영희(오른쪽)씨가 자신이 한국에서 느낀 선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번 대선은 김씨가 스스로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첫 선거다. 그는 북한에 있을 때 투표한 적이 없다고 했다. “고향에서 선거를 해 봤자 찬반투표도 아닌, 100% 찬성이어야만 하는 선거”라며 어차피 의미도 없었다는 김씨는 이번 대선에는 꼭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씨는 이미 경험을 통해 ‘한 표’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대안학교에 다니던 시절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2표 차로 낙선한 적이 있다며 “그때 한 표 한 표가 너무 중요한 것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이번 대선엔 투표 전도사로 나설 계획이다. 김씨는 친구들에게 “투표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나 하나쯤이야’라고 할 수 있겠지만 너 하나가 그렇게 소중한 게 맞다”고 설득한다고 말했다. 정치인을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꼭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씨는 정치를 자신의 ‘삶의 길’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에 와서 ‘빨갱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전한 그는 “생각해 보니 (북한의) 정치가 잘못됐지 우리와는 상관이 없더라”며 “그렇다면 정치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고 떠올렸다. “내가 정치를 직접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투표할 때만이라도 내 권리를 찾자”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소통 잘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는 게 김씨의 바람이다. “당을 떠나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수용하는 대통령이 보고 싶습니다. 특히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으로 몰아가는 경향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별기획취재팀=김용출·백소용·이우중·임국정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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