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개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지난 25일 TV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
선거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자칫 잘못 내뱉은 한마디가 자충수가 돼 지지율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어 대선 후보들은 여느 때보다 신중을 기하고 있다. 특히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TV 토론은 후보들이 가장 신경 쓰는 일정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들이 토론회에서 오로지 진실만 말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오산이다. 전략적인 필요 등에 따라 사실과 궤를 조금 달리하는 얘기도 버젓이 주장하는데, 그간 TV 토론에서도 후보들의 발언 중 적지 않은 부분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홍준표 ‘대선 3강 구도’…여론조사와 달라
실제로 중앙일보와 JTBC, 한국정치학회의 공동 주최로 지난 25 열린 4차 토론회에 대한 팩트체크 결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평균 팩트 지수’가 42%로 집계돼 절반에도 못 미쳤다. 다른 후보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나란히 50%를 기록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만이 63%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날 홍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당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청와대는 국가 보안시설이다.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있다. 헌법을 확인해보면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제110조(군사상 비밀과 압수) 1항을 보면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홍 후보의 발언은 일부 사실이다.
그러나 같은 법 2항에선 "전항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나와 있다. 즉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기 위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 이익을 해하는 경우'인지 아닌지에 따라서 법 해석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또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이) 별도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선은 3강 구도”라며 “빅데이터 기법을 사용한 지수를 보면 문재인 29.48%, 안철수 25.32%, 홍준표 21.12%다”고 말했다.
이 역시 사실에 근거했다고 보기 힘든 주장이다. 토론회가 열리기 직전인 23~24일 매일경제가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 40.3%, 안 후보 29.6%였으나 홍 후보는 두 후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9.7%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23~24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문 후보 39.8%, 안 후보는 29.4%, 홍 후보는 11.4%였다.
◆안철수 지난 12월27일 ‘사드 배치 반대 입장 철회’
당시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작년 12월에도 강력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다”고 지적한 부분은 사실과 달랐다.
안 후보는 지난해 12월2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다음 정부에서 사드 배치를 철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지난 3·4차 TV 토론에서 심 후보나 유 후보 등에게 질문공세를 받았던 문 후보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공약도 언론의 조사 결과 일부만 진실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가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인 21.3%의 3분의 1수준”이라며 “공공부문 일자리 비율을 3% 올려 OECD 평균의 반만 돼도 81만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2013년 기준 7.6%에 그쳐 수치 자체는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문 후보가 “8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경우 매년 4조~5조원씩 5년간 21조원5050억원이 든다”고 말한 부분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통령 임기인 5년만 계산해 재원을 산출한 것인데, 이에 비해 공무원의 근속 연수는 50대를 기준으로 27년 안팎이다. 연금이나 수당 등의 추가적인 인건비에 대한 비용도 빠져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른 후보들 말에도 사실 아닌 주장 담겨
유 후보가 안 후보의 교육공약을 지적하며 “안 후보가 주장하는 학제개편을 하기 위해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에 따르면 20조원이 든다고 한다”는 발언은 사실에 기반을 두지 못했다. 앞서 국민의당 측은 학제개편에 8조원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가 인용한 한국교육개발원의 학제개편 연구는 2016년 9월 보고서인데, “3월 신학년제를 9월에 시작하는 학년제로 바꾸려면 10년 동안 약 14조원이 소요된다”고 나와 있다.
안 후보가 OECD 회원국의 전체 취업자 중 공공부문의 비율이 21.3%인 반면 우리나라는 7.6%에 불과하다는 심 후보의 발언에 대해 “지금 인용한 통계는 공무원을 제외한 공기업, 위탁받은 민간기업이 빠져있다”며 반박한 내용도 사실이 아니었다.
심 후보가 인용한 OECD 데이터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수집한 것으로 정부 일반과 공기업을 포괄한 통계이다. OECD 통계에 공기업은 빠져 있다는 안 후보의 발언은 잘못된 것이다.
김지현 기자 becreative0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